[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극한 호우'라는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킨 큰비가 지나간 다음 날 아침 산책길울 오르다 보니 길 곳곳이 파이고 깎여서 성한 곳이 없을 정도다. 길가의 큰 나무들이 강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산책을 더디게 만들기도 하고..... 자연의 위력을 다시 실감할 수밖에 없는, 대단한 큰비였다. 아직 하늘도 완전히 개지 않고 잠시 비가 그쳤는데 귀가 시끄럽다. 폭우 속에 잠시 조용하던 매미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여 합창을 시작한 것이다. 아, 그렇구나. 8월도 벌써 절반 이상이 지나갔기에 너희들 매미들이 곧 활동을 끝내야 하는구나. 그래, 너희들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그 속에서 주민들에게 공지하는 안내장을 붙여놓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독서실에서 소설 '남아있는 나날'을 함께 읽자는 권유다. 그 소설을 영화화한 같은 제목의 영화도 함께 보자고 한다. 아파트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와 이런 제목의 교양강좌가 며칠 전부터 붙여져 있었는데 그날 매미를 통해 '남아있는 날'에 대해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소설 '남아있는 나날'은 필자와는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고 아침에도 2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더니 드디어는 숲의 나뭇등걸과 가지에 자리 잡은 너희들의 울음소리가 스테레오 합창처럼 들려온다. 몇 년 새 나무들이 커져서 거기에 있는 너희들이 모습이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지만, 소리는 엄청나게 크고 잘 울린다. "맴-맴-맴-맴-매애앰-"을 반복하며 울다가 마지막에 음이 높아지며 ''매애↗애애애...''를 길게 내는 것을 보니 너희들은 참매미일 것이구나. 마지막에 뒷다리를 들어 올리고 소리 내는 것도 그렇고. 그 옆에는 "르르르르르르르르르- 츠- 와아치- 르르르르스피이 - 피르빌빌빌빌빌 피오 스-피오츠츠츠스스…." 이런 소리를 내는 것이 필시 애매미일 것이다. "쓰-름 쓰-름" 쓰름매미 소리도 들린다. 참매미 소리가 가장 대표적이긴 하지만, 너희들이 내는 소리는 일일이 옮겨적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숲의 앞과 뒤에서 한꺼번에 울어대니 이것이야말로 매미 교향악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우리 인간들이 너희를 반긴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너희들이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5년 전후의 긴 시간을 보내다가 한여름 기온이 올라가면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되어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