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장자의 응제왕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남해엔 제왕 숙(儵)이, 북해엔 제왕 홀(忽)이 있고 중앙에는 제왕 혼돈(混沌)이 있었다. 숙과 홀은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혼돈은 이때마다 이들을 극진히 대접했다. 숙과 홀은 혼돈이 베푼 은혜에 보답할 방법을 의론하였다. '모든 사람은 일곱 개의 구멍을 갖고 보고 듣고, 먹고 숨 쉬는데 혼돈만 구멍이 없으니, 그에게 구멍을 뚫어주자.' 그래서 하루에 한 개씩 구멍을 뚫어주었는데 혼돈은 이레 만에 죽고 말았다." 우린 단순히 혼돈에 구멍이 뚫린 것, 그래서 자연스러움을 잃고 죽음에 이른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장자가 늘 하는 말이 무위자연(無爲自然)이고 무용지용(無用之用)이니 같은 맥락에서 그리 해석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글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숙은 남쪽에 살고 홀은 북쪽에 삽니다. 그리고 때때로 중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지요. 이렇게 나누어져 있다는 것은 대립구조 속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로 보면 좌와 우, 보수와 진보, 사용자와 근로자, 지배자와 피지배자… 많은 부분에서 대립이 이루어지고 있고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도 양보하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요즈음 ‘보수’라는 개념이 헷갈립니다. ‘국민의힘’은 자기네가 정통보수당이라 하고, 태극기부대도 소위 ‘아스팔트 보수’라며 보수를 표방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보수’가 뭡니까? 한자로는 ‘保守’이니 뭘 보호하고 지킨다는 것입니다. 뭘 보호하고 지키자는 것일까요? 보통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야 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지키기 위한 최고의 법이 무엇입니까? 헌법 아닙니까? 그러므로 진정한 보수라면 우리나라 헌법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를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먼저 이를 파괴하려고 하였습니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나름대로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헌법 제77조는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지금이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입니까? 대통령이 말하는 당위성이 말도 안 되는 억지지만, 좋습니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맞다고 합시다. 그런데 헌법 제77조 4항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