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도르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옷깃을 파고드는 찬 바람 탓인지 마음마저 움츠러들기 쉬운 요즘, 들려오는 기별은 그리 따뜻하지 못합니다. 치솟는 몬값(물가)탓에 밥집(식당)보다는 집으로 사람을 불러 저마다 먹거리를 조금씩 싸 와서 나누는 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살가운 바람빛(풍경)을 두고 너나없이 ‘포트럭(Potluck) 파티’라고 하더라구요.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온 낯선 말이 아닌, 우리 삶이 배어 있는 토박이말을 꺼내어 봅니다.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말은 바로 ‘도르리’입니다. ‘도르리’라는 말은 ‘여러 사람이 음식을 차례로 돌려 가며 내어 함께 먹는 일’ 또는 ‘음식을 똑같이 나누어 주거나 골고루 돌려 주는 일’을 뜻합니다. 그 짜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레방아가 돈다 할 때의 ‘돌다’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저 먹거리를 먹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돌리고 마음을 나눈다는 뜻이 이 낱말 속에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도 잘 쓰였습니다. 벽초 홍명희 님의 소설 <임꺽정>을 보면 옛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있던 도르리의 바람빛(풍경)이 생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