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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음모의 장 6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수군을 폐지하는 것이 어떻겠소?”

선조의 어조에는 이미 당연한 결과를 내포하고 있었다. 중신들에게 의사를 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도를 은근히 드러내어 교묘하게 자신을 방어하는 수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미 신하들에게도 익숙한 행동이었다.

“조선 수군을 폐하라는 말씀이시옵니까?”

“상감마마, 그것은 어인 하명이시옵니까?”

왕의 발언에 경악한 대신들이 저마다 놀란 시선을 가늠하지 못하며 전전긍긍 하였다. 선조의 입가에 비릿한 조소가 머물렀다.

 

   
 

“명나라 장수 마귀가 내게 장계를 올렸소이다.”

대신들의 눈빛이 일제히 도승지 오억령에게 몰려들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시선들이었다. 도승지는 고개를 가볍게 숙임으로 왕의 발언을 입증하였다.

“그 내용이 조선 수군의 폐지를 주청하였사옵니까?”

신임 병조판서로 임명 된 이덕형이 조심스럽게 질의를 하였고 왕 선조가 답변하였다.

“우리 수군은 이미 완전 궤멸 당하였소. 산산이 조각난 파편 쪼가리로 변했소. 그것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소? 도원수의 장계에 의하면 우리 판옥선은 고작 12척 뿐이라 하오. 남해바다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뱃놀이 뿐이오. 적은 500 척이 넘는 군단을 이루고 있는데, 12척으로는 아마도 매일 매일 도주에 도주를 거듭하는 굴욕만이 바다에 남겨질 것이오. 차라리 수군을 폐하고 육군으로 배치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오. 경들은 어떻게 하겠소?”

서애 유성룡은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묘안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이미 선조는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려놓은 것이 분명했다. 왕은 이순신에게 어떤 기회라도 제공하려 하지 않는다. 명군 장수의 장계를 핑계 삼아서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용한 이순신을 기만하고자 하는 것이다.

“상감마마, 조선 수군은 고려 때부터 왜구를 무찌르고 바다를 수호해 온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나이다. 임진년에도 일본의 보급선을 바다에서 차단하여 크나 큰 공로가 있사온데 이제 갑자기 폐하심은 전쟁의 혼란을 주시는 것이 아닐까 사료 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