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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2권" 음모의 장 15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한정된 군사들의 수를 더 늘릴 수는 없습니다. 그 또한 판옥선의 무게와 속도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빠르기입니다. 적선에 비해서 무조건 날렵해야 합니다. 그 다음이 병장기입니다. 적의 혼을 빼놓을만한 신무기를 우리가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다수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필승의 전략입니다.”

원균이 이 부분에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수군 병사들은 어떻소? 그들을 지휘하는 장수는요?”

정도령이 빙긋 웃었다.

“그것은 기본입니다.”

원균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기본이라니! 일종의 모욕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여 졌다. 칠천량 패배의 굴욕이 되살아난 것 같았다. 장수로서 어쨌든 그는 철저한 패장으로 분류되어 군법에 의하면 참형감일 수도 있었다. 군관 나대용은 불안한 얼굴이었으나 이순신은 태연했다.

“내가 그걸 모르고 있었군. 여태까지 기본이 되지 못한 장수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어. 허어, 참으로 죄스럽군.”

   
 
원균이 탄식을 토하고 있을 때 홀연 중후한 목소리가 선소 입구 쪽으로부터 들려왔다.

“원장군이 그럴 리는 없소. 난 언제나 장군의 무용을 흠모해 왔으니까요.”

곽재우가 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 뒤를 이울이 따라서 선소내부로 들어왔다. 곽재우를 발견한 이순신의 얼굴에 화색이 감돌았다.

“곽장군!”

원균 역시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홍의장군이 여기까지 어인 일이시오?”

곽재우는 원균을 발견하고 흥분하는 모습이었다.

“반갑소이다. 원장군에 대한 소문만 무성하여 마음을 졸였는데 이리 무사하시지 다행입니다. 역시 원장군은 기본 이상이라는 것이 정확한 답이외다.”

원균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감돌았다.

“그건 과분합니다. 이 사람은 이장군으로 인해서 갱생(更生)의 삶을 구했을 뿐입니다. 패장이 어떻게 기본을 넘어설 수 있겠소이까.”

곽재우가 울적해 보이는 원균을 위로 했다.

“한 번 실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고 하지 않습니까. 장군이 두 번 실수하지 않을 분이라는 것을 이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이순신도 나서며 거들었다.

“원장군, 들으셨습니까? 홍의장군께서도 이 사람과 같은 말씀을 하시지 않습니까?”

원균은 그래도 흡족한 표정이 아니었다. 정도령에게도 그와 유사한 말을 들어야만 마음이 좀 풀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정도령은 담담하고 꼿꼿한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원균은 그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두 분이야 전쟁터를 누비시는 정수의 경륜(經綸)으로 패장 원균을 그래도 격려해 주시고자 하는 것 아닙니까.”

정도령에 대한 은근한 불만이 내포되어 있는 말투였으나 정도령은 전혀 내색을 하지 않고 여전히 먼 바다 쪽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곽재우가 정도령을 주의 깊게 살피며 이순신에게 물었다.

“저 분은 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