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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음모의 장 16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누구이기에 원균에게 그런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이순신이 슬쩍 미소를 지었다.

“곽장군께서 이 사람을 설득하러 오실 것이라 예언(豫言)했던 정도령입니다.”

“예언을 하다니요? 설마 그 가요?”

“그러합니다. 홍의장군이 달려와서 분명히 이 사람을 설득할 것이라 했습니다.”

곽재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요? 어떤 내용이라고는 말하지 않던가요?”

“왜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홍의장군을 우리 사람으로 반드시 끌어 당겨야 한다고 주문을 했습니다. 역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장군을 동반하지 못하게 되면 우린 희망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순신은 비장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다. 곽재우는 정도령이란 청년의 내력이 궁금해졌다. 원균 역시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호기심이 왕성하게 발동 되었다. 이순신과 곽재우가 각자 말했던 설득이란 어떤 내용인가. 원균은 잔뜩 귀를 기울였다.

“귀하신 분들께서 어찌 여기서 이러고들 계십니까. 우선 자리를 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이울이 권하자 그때서야 이순신이 결례를 깨닫고 서둘렀다.

“홍의장군의 방문에 이 사람이 흥분하여 잠시 정신을 놓고 말았습니다. 자리를 옮기십시다.”

곽재우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아닙니다. 이곳이 너무 좋습니다. 우리 수군이 참담한 패배를 당하여 혹여 절망하고 있으리라 짐작 했는데 이렇게 재기를 위한 방비를 하고 있으니 감격할 따름입니다. 이순신 장군과 원균 장군이 서로 힘을 합한다면 바다 위에서는 무적이 아니겠습니까.”

   
 
곽재우가 등장하여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정도령이 홀연 입을 열었다.

“과연 곽장군님의 명성이 헛되지 않았습니다. 진단이 정확하십니다. 두 분 장수께서 협력하여 지켰던 임진년의 바다 위 전투는 연전연승이었지요.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장군의 치밀함에 원장군의 용맹함이 더해진다면 일본의 함대를 충분히 농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해야 할 적선의 숫자가 엄청나지만, 여기 소생이 합류하여 있으니 안심해도 될 것입니다. 승리는 우리 측에 있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정도령의 태도에 곽재우와 원균 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이순신과 나대용은 달랐다. 그들은 이미 한 차례 정도령을 경험했던 터였다. 정도령은 자신에 대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드러내고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이었다.

“정도령은 어찌 그렇게 자신하시는 겁니까?”

곽재우의 물음에 대해서 정도령은 의미 있게 받아드렸다.

“곽장군은 무엇을 두려워하시는 겁니까? 우린 이미 적에 대하여 상세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병법(兵法)에서 이르기를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우린 승리를 자축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일본 수군을 제압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면, 어떤 목표가 있는 것이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응징해야 합니다.”

곽재우의 수염이 부르르 떨렸다.

“일본의 태합이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번 전쟁의 주범을 말하는 것이요?”

정도령은 야무진 말투로 곽재우의 심기를 뒤흔들었다.

“전쟁광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철저히 복수를 감행해야 합니다. 두 번 다시 그들이 조선을 쉽사리 여기지 못하도록 가르침을 내려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