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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우리 겨레 명절 유두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080]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 겨레는 4대 명절인 설날, 단오, 한식, 한가위 말고도 정월대보름, 초파일, 유두, 백중, 동지도 명절로 지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명절 가운데 하나인 음력 6월 15일 유두절이지요. '유두'는 유두날이라고도 하는데,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의 준말입니다. 이것은 가장 원기가 왕성한 곳인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이지요. 이렇게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면 액을 쫓고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유두를 신라 때 이두로 '소두'(머리 빗다), '수두'라고도 썼는데 수두란 물마리(마리는 머리의 옛말)로 '물맞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요즘도 경상도에서는 유두를 '물맞이'라고 부릅니다.

유두에 관한 기록을 보면 신라시대 때부터 명절로 지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13세기 고려 희종(熙宗) 때의 학자인 김극기(金克己)의 ≪김거사집(金居士集)≫에는 "동도(東都, 경주)의 풍속에 6월 15일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액(厄)을 떨어버리고 술 마시고 놀면서 유두잔치를 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근대에 보면 최남선의 ≪조선상식(朝鮮常識))≫ 풍속 편에 여자들의 물맞이 장소로, 서울의 정릉 계곡, 광주의 무등산 물통폭포, 제주도의 한라산 성판봉폭포 따위를 꼽았지요. 또 이승만의 ≪풍류세시기)≫에는 소나무숲과 물이 좋은 악박골, 사직단이 있는 활터 황학정 부근과 낙산 밑 따위가 좋은 곳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보면 근대까지도 유두는 명절로 지낸 것이 분명합니다.


   
▲ 퇴계종가 유두천신 제사상('종가의 제례와 음식7", 국립문화재연구소)

   
▲ 유두 명절음식들(왼쪽부터 시계방향 / 구절판, 밀쌈, 상화병, 편수, 미만두)

유두의 물맞이 말고 대표적인 풍속은 유두천신(流頭薦新)이지요. 이는 유두날 아침 유두면, 상화떡, 연병, 수단, 건단과 피, 조, 벼, 콩 따위의 여러 가지 곡식을 참외나 오이, 수박 따위와 함께 사당에 올리고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합니다. 옛날에는 새 과일이 나도 자기가 먼저 먹지 않고 조상에게 올린 다음에 먹었습니다. 농촌에서는 밀가루로 떡을 만들고 참외나 기다란 생선 따위로 음식을 장만하여 논의 물꼬와 밭 가운데에 차려놓고 농사신에게 풍년을 비는 고사를 지냅니다. 그리고 자기의 논밭 하나, 하나마다 음식물을 묻은 다음 제사를 마치지요. 또 유두날 선비들은 술과 고기를 장만하여 계곡이나 정자를 찾아가서 시를 읊으며 하루를 즐기는 유두연(流頭宴)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