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맹추위가 계속 될 때는 뭐니 뭐니 해도 온천만한 것이 없다. 특히 온천 천국인 일본의 겨울은 온천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계절이다. 도쿄 주변의 온천으로 유명한 곳은 하코네를 꼽을 수 있지만 군마현(群馬)의 이카호온천(伊香保溫泉)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온천지역이다. 도쿄에서 1시간여면 갈 수 있는 군마현에는 27개 시정촌(市町村)에 자그마치 455개의 온천이 있으며 숙박시설을 겸한 온천만도 105개소에 이른다.
이카호온천은 군마현의 중앙부에 솟아있는 하루나 산 북동쪽 기슭, 표고 720~820 미터의 고지대에 계단 모양으로 발달한 온천이다. 주로 황산염천, 탄산광천으로 알려져 있으며 목욕 타올이 빨갛게 물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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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카호온천의 명물 "미즈시와우동" |
노천온천(로텐부로) 머리 위에서는 흰 눈이 펄펄 내리지만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춥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뭐라 할까? 정신은 맑고 몸은 따뜻한 느낌이랄까? 온천을 하고 나와 군마의 명물을 먹어보는 것도 온천욕의 재미 가운데 하나다. 대부분 온천 주변은 먹거리가 풍부하지만 이카호온천 지역은 먹거리도 타 지역 못지않게 많은 편이다.
일본 여행 사이트인 라쿠텐트래블(樂天トラベル)에서 2015년 2월 14일부터 2월 18일까지 군마의 온천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한 설문에서 뽑힌 명물 먹거리를 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위 미즈사와 우동 270표, 2위 버섯 튀김, 128표 3위 야끼만쥬(호도과자 비슷한 과자) 113표, 4위 곤약 된장꼬치 94표, 5위 소스 돈까스 덮밥 순이다. 특히 미즈사와 우동의 역사는 무려 400년이나 되는 것으로 온천을 한 뒤 미즈사와 우동맛을 보는 것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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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카호온천의 명물 돌계단거리에는 먹거리가 많다. |
이카호온천은 물도 좋고 먹거리도 많을뿐더러 주변에 볼거리도 널려있는데 특히 400 년이나 되는 이카호 신사 근처의 360개 돌계단 거리는 이 지역의 명물이다. 돌계단에는 명치시대 때 이곳에 들른 시인 요사노아키코(謝野晶子, 1878 - 1942)의 시가 돌계단에 새겨져 있는 등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발자취도 엿볼 수 있다.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도쿄에 살던 시절 찾았던 이카호온천의 겨울 풍경은 지금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한국인에게 하코네는 널리 알려졌지만 군마의 이카호온천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본 온천의 진수를 이곳에서 맛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