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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관세음사에 있는 고구려 승려 담징의 맷돌

[맛있는 일본이야기 34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혜관스님은 고구려 사람이다. 수나라에 들어가서 가상대사 길장에게서 삼론의 요지를 배워 스이코 33년(625) 을유년 봄 정월에 고구려에서 일본에 왔다. 칙명으로 원흥사에 주석하였다. 그해 여름 크게 가물었다. 임금께서 혜관에게 조칙을 내려 비를 빌게 하였다. 혜관이 푸른 옷을 입고 삼론을 강설하니 곧바로 비가 내렸다. 왕께서는 매우 기뻐하시며 그를 발탁하여 승정으로 삼으셨다. 그 뒤 가와치의 정상사(井上寺)에서 삼론종을 널리 폈다.”

“도녕스님은 백제 사람이다. 하쿠호(684) 가을 8월 천하에 큰 가뭄이 들었다. 도녕에게 명을 내려 불법으로 비가 내리게 하였다. 효과가 있어서 큰비가 쏟아져 내렸다. 왕이 후하게 상을 내렸다”

이는 14세기 일본의 승려 코칸시렌이 지은 불교통사 《원형석서, 겐코샤쿠쇼》에 나오는 기록이다. 지금은 멸망한 나라의 스님들이지만 일본의 사서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인물로 남아 있다. 백제 성명왕이 서기 552년(538년 설도 있음)에 불교를 전해준 곳을 아스카땅이다. 이어 인접해있는 지역 나라(奈良)로 왕실이 천도하게 되면서 동대사를 비롯한 수많은 절들이 생겨나게 되는데 초기의 절 건축과, 불상, 불탑, 경전 등은 한반도에서 건너간 승려들과 장인들의 공이 크다.

이후 794년 교토로 수도를 이전하게 될 무렵이면 일본의 불교는 어느 정도 성숙한 단계에 들어가 건축이나, 불상, 불탑 등을 스스로 짓게 되지만 나라시대 최고의 건축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동대사(754)의 경우만 해도 백제계 승려인 행기나 양변 등의 고승들이 참여하여 완성한 것이고 보면 일본의 독자적인 불사(佛事)는 아무리 시기를 빨리 잡아도 8세기 후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담징은 고구려 승려로 스이코 18년(610)에 왔다. 사문 법정이 그와 함께 왔다. 담징은 외학을 두루 섭렵하고 오경에 밝았다. 또 기예에도 뛰어나서 손수 맷돌을 만들고 채색화를 잘 그렸다.” 가마쿠라의 승려 코칸시렌은 분명하게 자신의 책에 고대 한반도 승려들의 활약상을 적어 놓고 있다. 참고로 담징스님의 맷돌은 후쿠오카 관세음사에 실물이 전해지고 있다. 절의 주지이자 서남학원대학 문학부교수인 타카쿠라(高倉洋彰) 씨는 《태재부와 관세음(太宰府と觀世音), 1996》에서 “이 맷돌은 610년 고구려에서 온 승려인 담징이 처음 만든 것으로 이것이 그 실물이다. 이 맷돌은 식용의 가루를 가는 용도가 아니라 가람 건립 때 쓰는 붉은 물감인 ‘주(朱)’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요즈음에는 한국 번역본 《원형석서》도 나와 있어 고대일본의 불교를 알고 싶은 사람들도 편리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 후쿠오카 관세음사에 대웅전 뜰에 있는 고구려 스님 담징이 만들었다는 맷돌

 

   
▲ 후쿠오카 관세음사에 대웅전 뜰에는 고구려 스님 담징이 만들었다는 맷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