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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주검이 함께 대기하는 유체(遺體)호텔

[맛있는 일본이야기 34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듣기에 따라서는 조금은 거부감이 일 듯한 말이지만 지금 일본에서는 유체(遺體)호텔이 슬슬 궤도에 오르고 있다. 매장을 하는 천황가를 빼놓고는 거의 일본인들은 화장을 하는데 죽어가는 사람 수에 견주어 화장장이 턱없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다.

고인의 장례를 원하는 시간에 치루기 위해서는 며칠이고 대기해야하는데 요즈음 1주일 이상 화장을 기다려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장의회사 ‘아반휴네스’는 말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인은 1년에 130만 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른바 단괴시대(團塊世代, 1947~49년의 베이비붐시대에 태어난 사람들) 사람들이 80살이 되는 2030년에 이르면 해마다 죽어가는 사람들은 160만 명에 이르러 화장장 부족은 가속화될 전망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일본에서는 다사사회(多死社會)라고 하는데 세계 최고령사회에다가 ‘다사사회’로 진입하여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이 태산이다. ‘다사사회’의 큰 걱정으로는 바로 화장장 부족을 들 수 있다. 도쿄 복지보건국에 따르면 도쿄도의 사망자 수만 약 11만 명인데 화장장은 26개소로 이들을 제때에 화장처리 하기위해서는 현재 상태에서 1주일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할 정도다. 특히 고령자의 체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의 연말연시에는 희망하는 때에 화장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화장장 신설은 주민의 반대 등이 있어 쉽사리 늘지 않는데 죽어가는 사람이 늘어나면 화장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사카의 경우에는 궁여지책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화장을 하던 것을 좀 더 앞당겨 할 것을 고려 중이며 화장을 하고 뼈를 수습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화장과 뼈 수습을 별도의 장소에서 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 가족과 주검이 함께 대기하는 오사카의 유체(遺體)호텔

 현재 오사카 기타구에는 ‘유체호텔’인 ‘호텔리렉션’이 2012년부터 영업 중이다. 이 호텔의 특징은 망자(亡者)와 함께 가족들이 한 호텔에 묵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화장장이 빌 때까지 가족과 함께 주검이 대기하는 장소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장문화와는 달리 유체를 대학병원 등에 기증하는 ‘헌체(獻體)’자들도 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1985년만 해도 해부용 유체는 50%가 경찰에서 넘어오는 신원불명자였지만 현재는 100%가 ‘헌체기증자’로 채워지고 있다고 한다.

‘헌체(獻體)’의 경우, 해부용으로 사용한 뒤 화장을 하여 유가족에게 넘기는데 비용은 대학병원 등에서 댄다. 이렇게 되면 화장 순서를 기다릴 필요도 없고 별도의 장례비용도 들지 않아 ‘죽어서 남에게 신세를 끼치지 않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일본에서는 이제 죽어도 화장장에 가기까지 ‘유체호텔’에서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판이지만 어째 남의 나라 일 같지만은 않다.

 

   
▲ 일본의 해부용 시체 기증자(獻體者)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