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28) “사진은 기록과 진실을 담은 예술이어야 한다. 사진은 삶 속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표현해야 한다.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든, 추한 것이든, 참혹한 것이든.” 임응식. 가슴팍에 ‘求職(구직)’을 써 붙인 한 젊은이의 사진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가? 그 사진을 찍은 이가 바로 임응식이다. 사진을 하는 이들에겐 잘 알려져 있을 사진계의 큰 예술가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퍽 낯설 이름이다. 권태균 작가가 사진가 임응식의 삶을 해상도 높게 보여주는 이 책, 《사진가 임응식》은 나무숲 출판사의 ‘예술가이야기’ 시리즈 가운데 한 편이다. ‘예술가이야기’ 시리즈는 음악, 미술, 연극, 무용, 사진 등 각 분야에서 우리 문화를 북돋운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책이다. 사진가 임응식은 1912년 부산에서 태어나 90살에 세상과 작별할 때까지 사진을 위해 살았던, 한국 사진계의 대들보 같은 인물이다. 와세다중학교에 입학한 그는 만주에 갔던 맏형이 선물한 카메라를 입학 선물로 받았다. 방학을 맞아 부산 고향집에 와서 지낼 때면 산과 들을 쏘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작업실에서 현상과 인화를 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때만 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왕실 이야기. 예나 지금이나 최고 권력자 주위의 이야기는 세간의 관심을 끈다. 밝은 빛처럼 시선을 모으는 권력의 속성처럼, 임금과 그 주변의 이야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역사에 기록되고 회자하였다. 다만 정보의 통제가 엄격했던 옛날에는 덜 알려지고, 지금은 더 많이 알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박영규가 쓴 이 책, 《조선시대 왕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는 왕실 사람들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임금과 세자는 어떻게 지내고 왕후와 후궁들은 어떻게 지냈는지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다. 막연히 사극으로만 보던 왕실 사람들의 생활을 마치 옆에서 보듯이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왕비 간택과 외척에 관한 이야기다. 간택은 왕실에서 혼인을 앞두고 혼인 후보자들을 대궐 안에 불러 배우자를 뽑던 제도다. 고려 때만 해도 이런 제도 없이 상궁을 앞세워 중매하는 형식으로 혼인했지만, 조선시대 들어서는 간택을 통해 일종의 ‘선발’을 했다. 태종은 신하 이속이 왕실과의 중매 혼인을 거부하자 괘씸하게 여기고 ‘간택령’이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왕실의 혼인을 위해 간택을 할 때는 먼저 전국에 금혼령을 내리고, 비슷한 나이의 자식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역사는 아주 긴 이야기다. 역사가 기본적으로 ‘이야기’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훨씬 역사가 재밌게 느껴질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한 편의 단편소설이고, 그 사람들의 인생이 모여 빚어낸 대하소설이 역사라면, 그 흐름을 쭉 듣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이 책, 《벌거벗은 한국사- 사건편》은 복잡하게 뒤엉킨 인물들의 서사,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로 유명한 인기 역사 예능인 《벌거벗은 한국사》를 책으로 재구성하여 펴낸 것이다. 여러 방송분 가운데서도 한국사의 운명을 가른 주요 사건들을 중심으로 편집했다. 교과서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역사의 숨겨진 면모를 벌거벗겨 흥미진진한 한 편의 드라마처럼 구성한다는 기획 의도에 걸맞게, 이 책 또한 역사 속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벌거벗은 무신정변’, ‘벌거벗은 여몽전쟁’, ‘벌거벗은 임진왜란’ 등 굵직한 역사 속 사건들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속속들이 파헤친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완용이 어떻게 나라를 팔아넘겼는지 낱낱이 파헤친 ‘벌거벗은 경술국치’ 편이다. 이완용은 ‘매국노의 대명사’로 오랫동안 역사에 회자되어 왔지만, 정확히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