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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선 장군! 더 이상은 위험합니다.”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승리의 장 10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우리만이라도 퇴각한다. 방향을 돌려라.”


울둘목의 조수가 뒤바뀌면서 바닷물이 빙글빙글 도는 회오리도 만들어냈다. 역류가 되면서 후퇴하는 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배의 노가 뒤엉키고 조선 수군의 포탄과 비격진천뢰가 터지면서 병사들이 날아갔다. 아수라장이었다. 이 모든 작전은 정도령이 수립한데로 진행 되었다. 그렇지만 정도령은 애가 타올랐다.


“김충선 장군과 그 항왜들이 승선해 있는 군선도 우리 수군의 공격을 받을 것입니다. 자칫 하다간 저들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낭패 중에 낭패입니다.”


이순신의 안색이 무섭도록 침중하게 변하였다.


“그들이 승선해 있는 배가 어느 것이요?”


“도도 타카도라의 안택선(安宅船아타케부네)에 잠입했다고 했었습니다. 총대장의 주변에 머물러야 정보를 쉽게 탐지할 수 있으며 유사시에 오늘과 같은 사단을 발생시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 김충선은 지략도 훌륭한 장수입니다.”


이순신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구해내야 하오. 한데, 저 화염구덩이 속에서 그들을 찾아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구려.”


“난감할 따름입니다.”



이때 일본의 300척이 넘는 군선들은 명량해협의 울둘목에서 포위당한 채 포격을 당하고 조수의 변화로 인해서 일본 군선끼리 충돌하여 파손 되는 등 아비규환의 지옥 속에 있었다.


“김충선 장군! 더 이상은 위험합니다.”


도도의 안택선(安宅船아타케부네)에 머물던 서아지와 준사가 김충선을 주시하였다. 주변에는 끊임없는 비명과 포격의 소음으로 귀가 멍멍할 지경이었다. 김충선은 후방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 구루시마의 안택선(安宅船아타케부네)과 4척의 중형 군선이 덩그러니 바다위에 섬처럼 떠있었다.


“우린 저들을 목표로 삼는다!”


이번에는 김충선이 안택선(安宅船아타케부네)을 뒤로 후퇴할 것을 격군들에게 주문했다.


“우리 숫자로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


친구이자 부하인 서아지가 입맛을 다시며 신중론을 제기하였다. 김충선은 일축했다.


“우린 앞으로 나갈 수도, 여기서 머물 수도 없다. 살기 위해서는 이곳을 벗어나야 하고 벗어난 후에는 구루시마를 먼저 때려야한다. 기선을 잡지 못하면 우린 끝장이야.”


준사는 어떤 경우에도 사야가 김충선의 판단이 옳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대장의 뜻에 우린 따른다.”


김충선이 그들을 둘러보면서 용기를 주었다.


“우리는 멋지게 해냈어! 도도총대장의 일본 수군들은 완전 전멸이다. 남아 있는 자는 오로지 구루시마야! 저 놈을 끝장내면 된다. 우리가 공격을 가하고 있으면 장군의 함대가 우릴 구원하러 올 것이야. 약속할 수 있다. 장군님은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실 분이시다.”


이순신에 대한 김충선의 신뢰는 언제나 확고부동(確固不動)했다.


“후퇴한다! 전 속력으로 빠져나간다.”


도도의 총대장선은 급기야 선회하여 꽁무니를 빼기 시작했다. 다른 일본 군선들과 격하게 충돌하면서 사지를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다하였다. 연안의 우측에서 자리 잡고 천자포를 신나게 발사하던 장승업이 달아나는 도도의 대장선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