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건드리지 말아요
겨우 겨우 불러 모은 노랑나비
포르릉 날아버리면 어떡할래요
깊은 산 속
청정한 물가에 터 잡은 까닭 알고
있나요?“
김승기 시인의 “노랑물봉선“ 시 일부입니다. 노랑물봉선은 물방울이 조롱조롱 매달린 듯한 키가 40~80cm인 노랑꽃을
지금부터 피기 시작하여 한 여름을 수놓는 토종 들꽃입니다. 소녀들이 손톱 끝을 발갛게 물들이던 울밑에선 붕숭아는 고향이 인도라 하지만, 산골짜기
물가에 수줍은 듯 곱게 피는 꽃 노랑물봉선은 고향이 우리나라라고 하지요. 이 녀석과 닮은 꽃들은 빛깔이 조금 옅은 미색물봉선과 함께 붉은
자주빛의 물봉선, 흰물봉선, 가야물봉선 따위가 있습니다.
이 노랑물봉선의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인데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 같아서 그런가요? 봉선화과 식물의 잘 익은 꼬투리(씨앗주머니)는 살짝 닿기만 해도 터지면서 씨앗이 총알처럼 사방으로 튀어 나갑니다. 그래서
조금만 건드리면 화를 잘 내는 사람과 같다고 하지요. 노랑 바탕에 붉은 점들이 박혀 줄기와 잎의 겨드랑이에 고깔 모양으로 피는 모습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줍은 어린애의 소박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