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살아계셔서 편히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이 편지를 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사용하는 말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의 《백범일지(白凡逸志)》 원문을 보니 한자를 읽을 수 있는데도 도무지 뜻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100년도 안 된 시간에 우리말 법이 이렇게 달라져 있는 것은 그만큼 소용돌이치는 역사 시기를 지나왔다는 증거라고 생각됩니다.
선생님. 이렇게 선생님을 부르는 자체도 송구스럽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
대한민국의 최고의 어르신이요 제일의 독립지사를 소시민에 불과한 제가 감히 이렇게 부르는 것이 무례한 짓 같아서요. 지금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가장 존경하는 애국지사로 선생님을 으뜸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을 생각하면 먼저 가슴이 아려오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역사에는 ‘만일’을 대입해서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너무도 아쉬움이 크고 한탄스러워서요. 만일 선생님의 주장대로 당시 해방 공간에서 남북 지도자들이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여 한 발씩 양보하고 조금만 더 깊이 숙고하고 의견을 모아 남북으로 하나의 정부를 만들어 내었더라면, 그 후 오늘날까지 겪어야만 했던 민족상잔의 아픔이나 분단의 슬픈 고통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되어 통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두 번째로 아린 마음은 선생님의 억울한 서거의 ‘총격 사건'입니다. 일제의 포악한 강점기 동안 고국을 떠나 중국 땅에서 갖은 고생을 다하시며 임정을 이끌어 오신 선생님을 일본 놈들이 체포하려고 노동자 임금 600년 치의 상금을 걸고서 안간힘을 써도 체포도 저격도 못 했는데 해방된 우리나라에서 우리 동포의 총격에 돌아가시다니 이게 도대체 대명천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당시 위험함을 언급한 주위 사람들에게 선생님께서 “내가 일본 놈들한테는 맞아 죽을 짓을 했어도, 내 동포에게는 맞아 죽을 일을 한 적이 없소.”라고 하시며 당당하셨다는 말씀을 생각하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그 못난이 동포가 파벌 정치,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나라의 기둥이신 보배로운 선생님께 감히 총격을 가하다니, 천만 년이 지나도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에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 마음 깊이 맹세합니다. 선생님의 못 다하신 뜻을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모든 ‘나’가 마음을 모으고 힘을 뭉쳐 이루어 내야겠다고 같은 만족끼리 서로를 죽이려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이 분단을 걷어내고 한반도에 하나로 통일된 평화로운 민주, 평등, 문화 국가를 반드시 이루어 내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통일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하염없이 통일이 도둑같이 와 주기만을 기다린다고 저절로 우리 앞에 굴러 올 것도 아니고, 강대국들의 편의대로 38선을 그어 남북을 갈라놓았지만 결자해지를 바랄 수도 없는 상황인데 오히려 방해꾼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은 우리 문제고 우리 미래이니 한반도의 주인인 우리가 이루어 내야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강력한 국력을 가졌습니다.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군사력도 세계 6위의 힘과 세계적 위상도 높아져 구한말의 대한제국이나 독립 당시의 상황과는 비교도 안 되게 강력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소리를 높여 우리 미래를 우리가 개척해 나갈 수 있습니다. 수 백 년이나 영원히 강대국에 의지해 살 수 없는 일이고 높은 국력을 갖고도 제 나라도 방어 못 하고 미국에만 의지해 전작권도 없이 사는 나라란 너무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구한말 선조들이 나라를 잘 못 다스려 일제에 송두리째 나라를 잃어 35년 동안 민초들의 고생이 형언할 수 없는 극에 달했듯 이제 우리도 똑같은 바보 조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분단된 조국을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주어 우리 아들 손자들이 또 전쟁터에 총알받이로 내 보내거나, 언제나 전쟁 위험에 시달리게 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이제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인 주권 시민들이 민족의식을 자각하고 일어나 통일의 길로 함께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이 땅에 완전한 통일 국가를 만드는 날이 하늘에 계신 독립선열들의 뜻을 온전히 이루는 날이며 영령들께서도 환히 웃으며 이제야 편히 잠드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선생님, 남은 목숨을 통일에 바쳐 기필코 이루는 날이 속히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리며 이만 졸필을 맺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기 자
경남대학 경영경제학과
웨스트민스터신학연구원 MDV과정
이스라엘 히브리대 히브리어 연수
히브리어 출강 (울산신학연구원,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북한대학원대학교 민족지도자과정 제23기 수료
한국 아마천문학회 천문지도자(2급)
전 정치발전통합연대 대표
전 '좋은어버이(진보)' 선임 공동대표
현 통일염원시민회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