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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정유재란 때 일본에 끌려갔다 온 기록 《노인 금계일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41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진주박물관에는 보물 제311호 《노인 금계일기(魯認 錦溪日記)》가 있습니다. 이 책은 조선조 학자 금계 노인(錦溪 魯認, 1566∼1623)이 정유재란 때 의병으로 활동하다가 남원성 전투에서 왜병에게 붙잡혀 일본에서 2년 동안 포로생활을 하다가 명나라 사절단의 배로 도망해 북경을 거쳐 귀국하게 된 경위를 쓴 일기문입니다. 선조 32년(1599) 2월 22일부터 같은 해 6월 27일까지 약 4달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지요.



이 일기는 책의 앞뒤가 없어지고 글씨도 많이 훼손되어 읽기가 매우 힘들어 대체적인 정황만 알 수 있는데 그가 죽은 뒤 200여년이 지나 그의 7대 후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노인의 시문집인 《금계집(錦溪集)》 속에 이 사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일기는 또 중국에 머무는 동안 그곳의 학자들과 만나서 그들의 질문에 따라 한국의 교육, 과거, 재정, 군사, 문화, 풍속 등 여러 가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 것이 일기에 쓰여 있어 시대상황과 정황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합니다.

중국에 표류했다가 살아온 기록으로는 최부(崔溥)의 《표해록(漂海錄, 1488년)》이 있으며, 일본에 포로로 갔다가 살아온 기록으로는 강항(姜沆)의 《간양록(看羊錄, 1656년)》과 정희득(鄭希得)의 《월봉해상록(月峯海上錄)》, 정호인(鄭好仁)의 《정유피란기(丁酉避亂記)》 등이 있습니다. 《노인금계일기》는 위의 기록들을 모두 한데 묶어 놓은 듯하다는 평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