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이 열리기에 앞서 <한국시낭송총연합> 회장 임솔내 시인은 “요즘 나라가 뒤숭숭하다. 이때 시낭송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정화시켜주는 통로일 것이다. 사는 일 복잡다단해도 언제라도 다시 문학으로 돌아가는 통로는 열려 있음을 알리고 싶은 것이 이번 시낭송대회의 취지다. 또 이 전국시낭송대회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문학, 그 발원지가 될 것이다.”고 인사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영상편지를 보내 대회를 축하해주었다.
“한 자루 촛불 앞에서
우리는 결코 회한에 잠기지도 않거니와
우리는 결코 기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는 오늘과 오늘 이전
그 누누한 시간 뭔가를 놓쳐버리고 있지 않은가
촛농이 흘러내리자
한층 더 밝아진 촛불 앞에서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인가“
한 낭송자가 무대에서 고은 시 “촛불 앞에서”를 간절한 마음으로 낭송한다. 시낭송대회는 100여 명이 지원해 예심을 거쳐 30명의 본선 진출자를 뽑았다. 본선 진출자들이 무대에 올라 나름의 시낭송을 한다. 낭송은 고은, 박두진, 백석, 유치환 시인 등의 시를 낭송했다.
본선진출자들의 시낭송이 끝나고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할 동안 2부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는 강다식 씨의 바이올린 연주, 최미숙 씨의 시 낭송, 김재홍 씨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노래 등이 있었다.
이날 심사는 임솔내(시인・낭송가, 심사위원장), 공광규(시인・평론가), 공혜경(연극인・낭송가) 씨가 맡았다. 이윽고 심사가 끝나 공혜경 심사위원이 심사평을 위해 무대에 올라왔다. 그는 “그냥 매너리즘에 젖어서 흔히 듣는 뻔한 이야기를 하듯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내가 아는 시, 내가 늘 듣던 익숙한 그런 시가 아니라 생전 처음 듣는 시 같이 낭송할 때 듣는 이들은 감동을 받게 마련이다. 또 과장된 몸짓은 감정 전달을 깰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몸짓을 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라고 시낭송 때 주의할 점을 들려준다.
수상한 사람들은 우선 대상에 유치환의 <세월>을 낭송한 김금순 씨가 뽑혔으며, 금상엔 조한나, 은상엔 김태정, 동상엔 박성현이 뽑혔고, 박기영・이경희・한경동・이옥희・심미자 씨가 장려상을 받았다.
이번 시낭송 대회는 대상에 150만원의 상금과 상장 그리고 시 낭송가 인증서를 주었다. 또한 금상과 은상 수상자에 50만원, 30만원의 상금과 상장을 주었으며 동상과 장려상 수상자도 상금과 상장을 받았다.
우리문화신문에서 시낭송대회 기사를 보고 왔다는 서정인(62, 서울 양천구 신정동) 씨는 “깊어가는 가을 멋진 시낭송에 푹 빠졌다. 팍팍한 삶, 게다가 세상이 뒤숭숭한 요즘 시낭송은 내게 치유의 시간을 안겨 주었다. 시를 쓰기는 쉽지 않지만 시낭송은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그저 보러 왔지만 이제 내 삶 속에도 시낭송이 자리 잡을 것이란 소망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서정인 씨의 얘기처럼 ‘최순실게이트’로 뒤숭숭하고 가슴이 휑하게 뚫린 듯한 느낌을 받는 이러한 때에 시낭송은 정말 필요할지 모른다고 시낭송대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11월의 어느 멋진 날 시낭송대회에 함께 한 이들은 모두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을 가슴에 간직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