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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능력, 인간의 ‘영역’ 뛰어넘을 수 있을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인공지능 기술이 본격화됨에 따라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영화가 있다. 2004년 개봉한 SF영화 '아이, 로봇(I, Robot)'이다. 이 영화는 1920년 옛 소련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로봇 소설의 대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50년에 펴낸 동명의 소설을 영화한 작품이다. 2035년이 배경인 이 영화는 인간들이 지능을 갖춘 로봇에게 생활의 모든 편의를 제공받으며 편리하게 살아가다가 배신하는, 어찌 보면 그렇고 그런 뻔한 SF 영화이지만 로봇의 3가지 원칙이라는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첫째는 인간을 다치게 해선 안되며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이 다치도록 방관해서도 안 된다는 것. 둘째는. 법칙 1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는 것. 셋째는 법칙 1, 2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한다는 게 그것이다. 법과 제도라는 원칙으로 볼 때 우리 인간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영화에서처럼 이러한 법칙이나 룰이 깨뜨려지기 쉽다는 것이다. 올해 초,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의 대국에서 보듯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 갈등 관계는 증폭되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을 넘어섰다?

 

세기의 대결이라고 불릴 만큼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대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세돌의 승리를 점쳤다. 알파고의 인공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수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똑같은 바둑이 나오지 않았던 경우의 수를 봤을 때 알파고가 인간의 두뇌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얄팍한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무참히 깨졌다. 그나마 다섯 번의 대국에서 한 번 이기는 것으로 인간으로서의 체면치레를 했다. 체스는 이미 20년 전에, 장기도 2012년에 인공지능 컴퓨터에게 무릎을 꿇었으니 사실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기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과의 대결에서 495494승을 기록(승률 99.8%)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유럽 바둑 챔피언인 판후이를 상대로 50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알파고는 CPU 1,202, GPU 176개로 구성(분산 컴퓨터 버전의 경우)되어 있는데 중요한 점은 알파고가 하드웨어 중심이 아니라는 데 있다. 딥러닝 신경망(deep neural networks)과 몬테카를로 트리 검색(Monte-Carlo tree search)을 결합해 전문가로부터의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과 자체 경기를 통한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창의적인 작업까지도?

 

알파고 못지않게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사 20세기폭스는 유튜브에 개봉을 앞둔 영화 '모건(Morgan)'의 예고편을 공개했는데, 모건은 인공지능 실험을 위해 키워진 소녀 모건과 그를 둘러싼 음모를 다룬 리틀리 스콧 감독의 SF 공포영화.

 

그런데 115초짜리 영화 예고편을 만든 것은 사람이 아니라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었다.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의 예고편을 인공지능이 만든 것. 10편의 예고편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단 하루. 사람이 하면 보통 10~30일이 걸리는 걸 하루 만에 해낸 것이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은 우리 앞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큐리티레터 650번역기의 진화편에 소개한 구글과 네이버의 인공지능 번역기에 이어 최근에는 의료 분야에 특화된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라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암센터가 가천대 길병원에 개설돼 로봇이 진료를 하고 있고, SK텔레콤도 T맵에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방식의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NUGU)’를 적용한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슬기전화(스마트폰) 가상비서도 인공지능이 구현된 뜨거운 분야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현재의 ‘S보이스를 뛰어넘는 AI비서를 개발해 갤럭시S8에 적용할 예정이고, 애플도 시리업그레이드 버전을 차기 아이폰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서비스를 최초의 구글폰 픽셀에 적용했다.


 

인공지능은 계속 진화 중

 

에릭슨 컨슈머랩(Ericsson ConsumerLab)은 최근 미래를 전망하는 연간 트렌드 보고서인 ‘2017 핫 소비자 트렌드 10(The 10 Hot Consumer Trends for 2017)’을 통해 2017년 인공지능이 일터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눈에 띄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의 35%가 직장 내에서 인공지능의 조언을 받기를 원하고 4명 중 1명은 인공지능이 그들의 매니저 역할도 하기를 원하는 동시에 응답자의 거의 절반 가량은 인공지능 로봇이 머지않아 대규모의 실업을 초래할 것을 염려한다고 전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도 보고서를 통해 2025년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은 6000조 원으로, 2016년 현재 5000조 원인 인터넷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인공지능이 이처럼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하자 정부에서도 인공지능 육성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능정보사회종합대책 최종안을 마련하고 지능정보기술이 고용 형태, 교육 방식, 의료, 제조업 등 사회 각 분야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예측하고 제도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포괄적인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능정보 플래그십 프로젝트가 대표적인데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50억원씩 총750억원을 국산 인공지능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예단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SF 영화의 흔한 스토리처럼 인간을 초월하는 지능으로 발전해 인간에게 반기를 드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물론 그 몫은 인간에게 있다.

 

                                                                            AhnLa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