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도입 이후 처음 선보이는 어린이창극으로, ‘오르페오전’ ‘트로이의 여인들’ ‘코카서스의 백묵원’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관객층을 넓혀온 국립창극단이 미래 관객 개발을 위해 야심차게 도전하는 작품이다.
연출은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소장이자 신체극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임도완이 맡았다. “아이들의 이해능력은 생각보다 뛰어나다. 일일이 설명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며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완성되는 창극을 연출하겠다는 것이 임도완의 생각이다. 움직임과 마임 등 신체적 언어를 통해 연극적 언어를 만들어내는 그만의 개성이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될 예정이다.
극본을 맡은 작가 장성희는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를 현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각색했다. 원작의 이야기 구조를 기본으로 하되, 말괄량이지만 밝고 명랑한 미녀(아리)와 직접 동화를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꾼, 쉴 새 없이 떠드는 강아지 동경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새롭게 등장시킨다.
작곡을 맡은 이지수는 드라마 ‘겨울연가’,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등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해온 작곡가다. 최근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아리랑 콘체르탄테’,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한 ‘여우락 영화관’ 등을 통해 음악 세계를 확장해온 그의 첫 창극 도전이 기대를 모은다.
소리만들기(작창)를 맡은 박인혜는 새로운 시도로 대중과 소통하는 데 능한 젊은 국악인으로, 뮤지컬 ‘아랑가’를 통해 판소리를 다채롭게 해석해내는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배우들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고 어린이 관객이 극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소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원형극장인 KB하늘극장을 가득 채우는 독특한 무대와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소품도 주목할 만하다. 화려하고 웅장한 세트 대신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추상적인 공간디자인, 움직임과 생동감을 부여해 판타지를 극대화하는 영상과 조명, 어린이가 손으로 그린 그림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의상과 소품으로 기존 어린이 뮤지컬들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추구한다. 또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배우들의 풍부한 마임과 표정 연기로, 창극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국립창극단의 스타 단원 김준수가 심장이 얼어붙은 외로운 야수 역을 맡아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며, 탄탄한 소리 실력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당당히 주역을 꿰찬 인턴 단원 장서윤은 천방지축 말괄량이 소녀이지만 야수에게 따뜻하고 순수한 사랑을 일깨워주는 미녀 아리 역할을 맡았다. 또한 이야기꾼 우지용, 아버지 남해웅, 공주 김유경, 꼬리 없는 개 동경이 역에 최용석 등 실력 있는 국립창극단 단원들이 총출연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 또는 전화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