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2005년 9월 1일 치 신문엔 ”백제인의 얼굴”이라는 기사가 올랐습니다. 서기 7세기, 토기 바닥에 사람 얼굴을 먹으로 그린 것으로 2002년 발굴한 부여 관북리 연못유적 출토 유물입니다. 백제인의 얼굴은 그동안 토기 조각에 선으로 새긴 것들이 발굴된 적이 있지만, 붓으로 그린 것은 이것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길이 6.2cm 너비 5.8cm로 얼굴 전체를 둥그렇게 표현했으며 눈썹, 코 따위를 대담한 필치로 그린 게 특징이지요.
그런가 하면 그 이전 1995년에 부여 능산리 절터 금당지에서 발굴된 백제인 얼굴도 있었습니다. 기와 조각에 가로 4㎝, 세로 17㎝ 크기로 통통한 얼굴에 너그럽고 천진난만한 모습이 간략한 선으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림에 그려진 관 장식이 2개가 있는 관모는 당시 임금만 썼던 것으로, 기와공이 능산리 절터에 행차한 임금을 보고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요. 6세기 중・후반 제작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지난 2012년 국립부여박물관에서는 특별전 “백제인의 얼굴, 백제를 만나다”가 열렸습니다. 이 전시는 서산마애삼존불 등 다양한 유물에 보이는 백제인의 얼굴을 살펴보는 것이었는데 풍족하고 넉넉한 얼굴 표정에서 백제 사람들이 얼마나 평화롭게 살았는지 알 수 있었지요.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가보지 않는 이상 옛 사람들의 얼굴을 이런 유물에서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국립 경주박물관에는 “신라인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무늬수막새, 제주민속박물관에 전시된 “탐라인의 미소”라 불리는 수막새 같은 것들도 그렇게 상상해볼 수 있는 유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