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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일본 통신사 일행 중 가장 인기 있었던 화원 김명국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47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임금의 명을 받아 일본의 막부장군(幕府將軍)에게 보낸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통신사(通信使)라고 합니다. 통신사는 조선시대 전 기간에 걸쳐 모두 20회 일본에 건너갔는데 통신사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는 도화서 화원 김명국(金明國)입니다. 김명국은 화원으로 두 차례나 일본에 다녀왔는데, 일본에서 꼭 와주기를 요청할 정도로 그의 그림은 인기가 있었다고 하지요.


 

김명국이 일본에 머무를 때 일화를 보면 참 재미납니다. 한 일본인이 김명국의 벽화를 얻기 위해 세 칸 건물을 짓고 비단으로 장식하여 그를 초청하였습니다. 그런데 김명국은 먼저 술을 달라 하여 취하도록 마시고 그림 그리라고 준 금물을 벽에 뿜어서 다 비워버렸습니다. 잔뜩 기대한 채 천금을 사례비로 준비하고 있던 그 일본인은 김명국이 벽에 뿜어 그린 그림의 가치를 몰라 칼을 뽑아 그만 김명국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명국의 이 그림은 신묘한 것으로 알려져 일부러 먼 곳에서 이 그림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들 정도로 유명한 그림이라고 하지요.

 

김명국은 술을 좋아하여 여러 개의 호 가운데 하나가 취옹(醉翁, 취한 늙은이)”였고, 주광(酒狂, 술미치광이)으로도 불렸는데 술에 취한 뒤에 붓을 휘둘러야 필치가 더욱 자유분방하고 신비로운 운치가 넘쳐흘렀다고 하지요. 특히 그의 그림 가운데 빈 화면을 두고 한 순간의 붓놀림으로 영감을 쏟아내야 하는 달마도는 그의 명성을 더욱 높였습니다. 달마도는 최소한의 붓질로 대상의 본질까지 잡아낸다는 감필법(減筆法)”의 좋은 예라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