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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조선족문학창] 천지꽃과 백두산

석화시 감상과 해설 2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천지꽃과 백두산


 

               이른봄이면 진달래가

             천지꽃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피어나는 곳이다

 

             사래 긴 밭을 갈면 가끔씩

             오랜 옛말이 기와쪼각에 묻어나오고

             용드레우물가에

             키 높은 버드나무가 늘 푸르다

 

             할아버지는 마을 뒷산에

             낮은 언덕으로 누워계시고

             햇살이 유리창에 반짝이는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은 공부가 한창이다

 

             백두산 이마가 높고

             두만강 천리를 흘러

             내가 지금 자랑스러운

             여기가 연변이다

 




 

해설

이 시는 석화의 연작시 “연변”의 머리시로 “연변” 제1번의 부제를 “천지꽃과 백두산”으로 하였다. 연변에서는 진달래를 천지꽃이라 부른다고 한다. 시인이 말하는 연변이란 도대체 어떤 곳인가. “사래 긴 밭을 갈면 가끔씩 / 오랜 옛말이 기와조각에 묻어 나오고 / 룡드레우물가에 / 키 높은 버드나무가 늘 푸른” 곳이다.


이 두 번째 연에서 시인은 연변이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풍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곳이며, 드높은 기상이 뚜렷이 남아 있는 곳임을 암시하고 있다. 마을 뒷산에는 조상의 뼈가 묻혀 있고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한창 공부를 하고 있다.


연변의 과거와 현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제3연에 이어 시인은 4연에 가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연변이 더할 나위 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백두산 이마가 높고 두만강 천리를 흐른다고 표현한 것은 이곳의 지정학적인 특성을 말해주기 위해서이다. 수려한 자연이 뛰어난 인걸을 낳듯이 백두산의 남성적 기품과 두만강의 모성적 자애로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시인은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하 / 한국 중앙대 교수, “연변 조선족 시인의 자기 정체성 찾기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