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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함흥 억새’로 새 단장하는 날

조선왕릉관리소, 건원릉 청완예초의 행사 열어, 4월 5일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소장 권석주)는 오는 5일 한식(寒食)을 맞아, 구리 동구릉(사적 제193) 안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청완, 靑薍)를 자르는 청완예초의(靑薍刈草儀)’ 행사를 진행한다.

 

조선의 건국을 이룬 태조 이성계(太祖 李成桂, 1335~1408)는 세상을 떠날 때 고향인 함경남도 함흥에 묻히길 원했으나 이를 따르지 못한 아들 태종이 함흥 땅의 억새 청완(靑薍)로 봉분을 조성하였다. 건원릉을 뺀 다른 능들의 봉분은 잔디로 덮여 있어 5월부터 9월까지 5~7차례 깎지만, 건원릉의 봉분은 한식날 단 한 차례 예초(刈草, 풀베기)를 하는데, 조선왕릉관리소는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이 의식을 7년 전부터 절향(節享, 계절에 따른 제사)인 봄 제사로 거행해 왔다.


 


행사 당일 오전 10시부터 능 윗부분의 억새를 베는 예초의식을 행한 뒤 1230분에 제관의 행렬이 재실(齋室)을 출발한다. 제관들은 1년간 자란 억새를 벴음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 중대한 일의 이전이나 이후에, 일에 대한 사유를 고하는 제사)를 지내고 제사가 끝나면 조선왕릉 제향(祭享) 식을 맛볼 수 있는 음복(飮福)행사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조선왕릉관리소는 본 행사의 제관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고등학생(3, 남성)과 일반인(3, 남성)을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거쳐 모두 6명의 제관을 뽑았. 청완예초의 행사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조선왕릉 누리집(http://royaltombs. cha.go.kr, 소통마당-행사안내)과 조선왕릉 동부지구관리소(031-563-2909)로 문의하면 된다.



 

건원릉 봉분 억새인 북도(北道)의 청완(靑薍)에 관한 기록 

(인조 7319일자 1번째 기사 전문)


仁祖 20, 7(1629 己巳 / 명 숭정(崇禎) 2) 319(乙亥) 1번째기사

乙亥/上晝講書傳于資政殿同經筵洪瑞鳳曰: “健元陵莎草, 無修改之時, 而今見本陵所報, 則陵前雜木着根, 漸近隨生太祖遺敎以北道靑薍爲莎草, 故至今莎草甚茂, 異於他陵, 今聞木根如此昨與大臣相議, 則皆以爲: ‘木根則不可不去, 而莎草若不足, 則雖用他莎草無妨上曰: “寒食拔去蓬艾時, 不拔木根, 旣大之後, 乃欲盡改陵上, 甚不可也今若掘其土, 而斫其根, 還塡其土, 則其根必自死自古此陵不改莎草者, 其意有在, 不可改也


위 기사의 전문 중 太祖遺敎以北道靑薍爲莎草, 故至今莎草甚茂, 異於他陵,..” 원래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북도(北道)의 청완(靑薍)을 사초(莎草)로 썼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다른 능과는 달리 사초가 매우 무성하였습니다.’라는 뜻이다.

 

이는 건원릉의 봉분은 잔디를 입히는 다른 무덤과는 달리 억새로 떼를 입혔기 때문에 다른 무덤과는 달리 봉분의 사초(莎草)가 무성했다. 사초란 산소에 떼(흙을 붙여서 뿌리째 떠낸 잔디)를 입히어 잘 가다듬는 일 또는 그 떼를 말하며, 이 기록에 따르면 건원릉의 사초(莎草)는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북도청완(北道靑薍)’으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도란 우리나라 동북면(東北面), 곧 함경도 지방을 말한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인조실록, 국사편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