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 4284해(1951년) 만든 ‘과학공부 6-1’의 18쪽, 1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비록 두 쪽이지만 반가운 토박이말이 많습니다. 18쪽에 보면 ‘넘빨강살’, ‘넘보라살’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적외선’, ‘자외선’이란 말을 쓰기 때문에 아는 분이 거의 없는 말일 것입니다. 옛배움책에 나오는 풀이처럼 ‘일곱 빛깔 무지개 아래쪽 빨강 밖에 있는 빛살’이니 ‘넘빨강살’이고 ‘무지개 위쪽 보라 밖에 있는 빛살’이니 ‘넘보라살’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렇게 환하고 똑똑한 말을 두고 우리는 ‘적외선’, ‘자외선’이란 말로만 가르치고 배웠고 또 쓰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 ‘일함’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일함’은 어떤 한자말을 갈음한 말로 보이십니까? 처음 듣는 말이라 느낌이 안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작용’이라는 말을 갈음한 말입니다. 19쪽에는 또 ‘살갗’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피부’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만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 오늘 보여 드린 토박이말이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실 분이 많을 것입니다. 이런 말을 처음 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마땅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이런 말들도 알려 주고 이런 말로 쉽게 풀이를 해 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적외선이 무슨 뜻이에요?”라고 물으면 “무지개 빛깔 가운데 빨강 넘어 있는 빛살인 넘빨강살을 뜻한단다.”라고 풀이해 주면 좋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말을 쓰며 사는 것이 더 좋을 것인지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넘빨강살’을 먼저 알고 그 다음에 ‘적외선’, 그 다음에 ‘infrared’를 알게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우리다움을 되찾고 이어가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4350해 온여름달 열나흘 삿날 ㅂㄷㅁㅈㄱ.
※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