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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사망선고?

A4용지도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대한민국
[정운복의 아침시평 8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서기 120년 정도에 종이가 발명되었지만

실제로 널리 사용된 것은 훨씬 후대의 300년 이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거북이 등껍질, 짐승의 뼈, 금속, 돌 등에 글자를 써왔지요.

시간이 흘러서는 대쪽이나 나무, 비단에 글을 기록했습니다.

죽간은 무겁고 휴대하기가 불편했으며 비단은 가격이 비싸 널리 사용되기 어려웠지요.

 

 

따라서 학문은 상류의 특정한 계층에게만 국한되었으며,

기록을 남기는 데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었으니

논어의 시작인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가

왜 그러한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요.

 

*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 배우고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글을 쓰려면 지필묵이 필수입니다.

종이와 펜, 그리고 먹이 있어야 하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종이류입니다.

그것이 후대까지 남아있는 기록으로 기능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논어는 모두 20편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왕필의 주석이나 주자의 주석을 뺀 원문만 추리면 정말 작은 분량임에도

그 책은 20권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책을 의미하는 권(卷)의 아래 모양은 두루마리 죽간이 말려져 있는 모습입니다.

중국 역사의 요체인 사마천이 지은 사기는 모두 130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기를 다 읽으려면 130다발의 죽간을 다 펼쳐 보아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옛날 책에 짤막한 권수가 많은 이유입니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다섯 수레라는 분량에 많은 분이 대경실색합니다.

하지만 죽간이 책을 만드는 유일한 재료였던 시절에

사서삼경이면 다섯 수레를 채우고도 남을 분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에 왜 죽간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종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함입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1등인 제품이 많지만, A4용지도 가장 많이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소모량도 만만치 않지요.

 

 

전자기기의 발명 및 전자책 시대의 도래로

종이의 사망을 예견한 사람도 없진 않지만

대부분 사무실의 실정을 보면 종이의 사용량은 절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1장의 가격이 100원 정도 하는데…. 산림 자원의 보호와 물자 절약 차원에서라도

이면지의 활용과 더불어 좀 아껴 썼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