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어허, 할 말 많은 세상,
그럴수록 더욱 입을 닫으시오
조목조목 대꾸해봐야
쇠귀에 경 읽기니 침묵이 상수요
대신 이놈 말뚝이 잘난 놈 욕도 좀 하고
못난 놈 편에서 슬쩍 훈수도 두려 했는데
어째 영 초발심의 절반도 이뤄내지 못했소
그나마 세상이 조금은 변해서
‘오적(五賊)’의 시대는 아니니
이쯤에서 그만둘라요
말뚝이 지치니 비비야 나오너라
비비 몸은 사람 형상
머리에 뿔 달렸고
무엇이든 잡아먹는 희한한 괴수요
그런 비비 뛰어나와 양반 징치하지만
종말엔 결국 서로를 얼싸안고
한바탕 웃고 놀고 끝낸다오

소인놈이 펼친 마당은
사연 많은 우리네 삶의 상처와 얼룩
어루만지는 난장이믄 됐소
지 아무리 고되고 힘들어도
매구치고 놀다보믄
종국엔 영롱한 눈물만 남던 것을
그런 법석 한판을 벌이고 싶었던 게요
어떻소? 그러면 된 것이 아니오?
결국은 지지고 볶아도
어울더울 살자는 게지
표창 던져 니 죽고 내 살자는
악다구니는 아니니
구경꾼은 앉아도 좋고 서도 좋소
이 마당을 펴는데
이래저래 도움 주신 선배, 친구, 후배님들
인사드릴 분이 한두 분이 아니오
뭐니 뭐니 해도 길을 열어주신
고성오광대 이윤석 회장님,
항상 가까이서 맥을 집어주시고 처방을 해 주신
김열규, 장경렬 교수님
그 외도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으니
이놈 말뚝이 그 황감한 마음을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겠소
어쨌거나 장도 파장이고
마당놀이도 끝났응게
안녕히들 들어가시오
얼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