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에는 정전인 명정전(明政殿)과 편전인 문정전(文政殿)이 있습니다. 그런데
명전전은 동향이며, 기둥이 둥근데 반해 문정전은 남향이고 네모 기둥입니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요? 이 두 건물은 성종 때 세워졌는데 임진왜란 때 불이 타 광해군
때 다시 지은 것들입니다. 다시 지을 때 광해군은 문정전도 명전전처럼 동향 그리고
둥근 기둥으로 더 크게 하려고 했습니다.
이 때 사간원이 “문정전을 명정전과 다르게 지은 것은 거처하기에 편리하게 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정전과 구별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문정전을
명정전과 동향으로 나란히 세우고 기둥을 둘글게 한다면 정전이 둘이 되므로 옳지
않으며, 궁궐을 고치는데 백성에게 고통이 따르니 안 된다.”며 반대했습니다. 이에
광해군이 사간원의 주장에 따랐고, 문정전의 방향과 기둥의 모양이 명전전과 달라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