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중년 여자, 중후하고 재미있는 대화 가능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17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가 외교적인 발언을 하였다.

“우리가 사장님 부자 되시라고 확실하게 밀어 드리겠습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부자 되면 한턱낼게요.” 미스 K가 응답했다.

“제가 파스타 밸리 홍보 이사를 맡으면 어떨까요?” K 교수가 엉뚱하게 제안했다.

“좋아요. 홍보 좀 많이 해 주세요.” 미스 K가 반색하면서 말했다.

“그러면 나는 영업 이사 자리를 주세요.” 경영학 전공인 ㅊ 교수가 끼어들었다.

“맞아요. 영업도 매우 중요하지요. 잘 부탁합니다.” 미스 K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면 나는 감사를 맡겠습니다.” ㅈ 교수도 질세라 한 자리를 차지했다.

“감사합니다. 감사님!” 미스 K가 재치 있게 받아넘겼다.

 

K 교수가 화제를 돌리며 의미심장하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K리조트에서 혼자 살려면 심심하지 않아요?”

“조금은 그래요. 10층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참 좋은데, 때로는 심심하기도 해요. 그래서 남들처럼 연애도 하고 싶고...”

 

뭐라고? K 교수는 분명히 들었다. “남들처럼 연애도 하고 싶다” 이 여자는 분명히 혼자 사는 이혼녀임에 틀림이 없다. 결혼 생활이 순탄하다면 절대로 이렇게 발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와아, 중대 발언입니다. 연애가 하고 싶다고! ㅊ 교수님, 들으셨죠?”

“호호호...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호호호...” 미스 K는 깔깔대며 소녀처럼 웃었다.

 

며칠 후 K 교수는 공과대학의 ㅋ 교수와 미녀식당으로 스파게티를 먹으러 갔다. 아직 미스 K에 대해서 모르고 있던 ㅋ 교수는 미스코리아 보러 가자는 K 교수의 말에 궁금해 하면서 따라나섰다. 그런데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미스 K는 부재중이었다.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일 보러 서울 가셨단다.

 

동갑인 ㅋ 교수와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대화는, “만일에 중년의 남자가 연애한다면 아줌마가 좋으냐 아가씨가 좋으냐”로 시작되었다. K 교수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지만 아가씨가 좋다는 주장이었고, ㅋ 교수는 아줌마가 좋다는 주장이었다. “왜 아줌마가 좋은가?”라고 묻자, ㅋ 교수 대답은 아가씨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아줌마는 부담이 덜하고, 또 인생에 관한 여러 가지 주제에 관해서 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아가씨야 용모는 예쁘겠지만 아직 인생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중년 여자와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대화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년 여자와는 중후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즐길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K 교수는 인생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줌마는 찾기가 힘들다고 주장하였다. 식당이나 술집에서 만나는 여성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그저 가벼운 농담성 대화 정도이지 무슨 사랑을 논하고 종교를 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저 여자는 젊어야 좋다는 것이다. 최소한 자기 아내보다는 젊어야 대화할 맛이 난다고까지 했다. 요즘 신문에 보도되는 원조교제라는 말이 이해된다고도 했다.

 

오십이 가까워져 오면서 K 교수는 성 에너지가 점점 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때로는 남자들 세계에서 은어로 통하는 ‘의무방어’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였다. 평소에도 K 교수는 친구들이 의무방어 어쩌고 하면 항상 이의를 제기했었다. 의무방어가 아니고 의무공격이라고. 공격하는 것이 남자의 본분이지 방어는 무슨 방어냐고. 그러다가 어느 날 밤에 공수(攻守)가 뒤바뀌는 사태가 벌어져서 K 교수는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