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붙이는 아니지만 가깝게 지내는 사람을 예전엔 벗, 동무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흔히
한자말 ‘친구’라고 합니다. ‘친구(親舊)’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귀는
사람’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친구’의 두 번째 풀이는 ‘나이 비슷한 사람이나 별로 달갑지
않은 상대방을 가볍게 또는 비하(卑下)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친구는 별로 좋지 않은 말이 아닐까요? 그보다는 ‘비슷한 나이에 서로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라는 뜻의 ‘벗’이나, 어떤 일에 짝이 되거나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동무’가
더 좋을지 모릅니다. 옛날엔 또 붕우(朋友), 우인(友人), 친고(親故)라는 말도 썼습니다.
토박이말로 이와 비슷한 것에 나이 차가 조금 나지만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인
‘자치동갑’,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인 ‘너나들이’, 마치
한 몸같이 친하고 가까운 사이인 ‘옴살’도 써보면 좋은 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