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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박목월, <4월의 노래>
[겨레문화와 시마을 18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4월의 노래

 

                                                     - 박목월 시ㆍ김순애 곡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산천초목이 기지개를 켜고 세상이 활짝 깨어난다. 이때 꽃들은 대부분 잎을 먼저 내지만, 더러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피기도 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꽃이 진달래, 개나리, 목련이다. 목련꽃의 봉오리는 터지기 전에는 많은 털이 감싸고 있어 차가운 봄, 꽃샘추위를 견디다 꽃망울을 피우는데, 그때의 봉오리 진 모습은 마치 물에서 피어나는 연꽃의 봉오리와 비슷하고 또 꽃으로 피어난 모습도 언뜻 연꽃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런 때문에 사람들은 이 꽃을 나무에서 피어난 연꽃이라 하여 목련(木蓮)이라 부른다.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는 지난 4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슈샨보오이’를 비롯한 박목월의 미발표 시 166편을 공개했다. 이 작품들은 박목월의 장남 박동규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소장한 공책 62권, 경북 경주시 동리목월문학관에 보관 중인 공책 18권에 담겨 있던 것이다. 공책에는 시인이 1930∼1970년대에 쓴 작품 318편이 실려 있는데 기존 발표작 말고도 166편이 추가로 공개되었다. 박목월의 시 가운데 사람들에게 가장 마ᇵ이 알려진 시는 역시 <4월의 노래>다.

 

그 박목월의 시인의 시에 김순애가 곡을 붙인 <4월의 노래>는 어느덧 봄을 상징하는 노래가 되어 많은 이가 애창한다. 시인은 그의 시 <4월의 노래>에서 목련꽃 그늘에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단다. 1774년 독일의 문학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인 빌헬름에게 쓴 편지를 순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은 249년 전 소설이지만, 현대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감수성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문체로 쓰여 시대를 초월한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에서 박목월 시인은 그렇게 슬픈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지만, 결국은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라며 4월을 ‘빛나는 꿈의 계절’로 승화시키고 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