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깊이 몸을 웅크리고
끝없는 어둠 속을 걸었네
주님이 곁에 계신 줄 모르고
땅을 치면서 하염없이 울었네
곁에 계심을 깨닫지 못하고
무지함 속에서 원망했네
이기심 속에 사랑을 외면한 채
세상 길을 따라갔네
무대에서는 전통성악 정가의 가수 황정민ㆍ김용민이 이아람이 작사ㆍ작곡한 정가합창곡 ‘북천이 맑다커늘’ 주제에 의한 <그 사랑>(초연)을 (사)우리숨소리예술단-정가합창단과 함께 노래하고 있다. 어제 6월 14일 저녁 5시 서울 서초동 사랑의 교회 ‘사랑아트채플’에서 열린 사랑의교회 찬양부 주최, 사랑국악앙상블 주관으로 열린 제2회 사랑국악앙상블(단장 이진경) 정기연주회에서 있던 일이다. 교회의 찬송가를 가스펠 스타일도 아니고 전통성악의 정가 스타일로 부르는 것이다. 어쩌면 종교음악의 토착화라고 해야 할까? 기존 스타일의 찬송가를 부르던 성도들은 기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들으면 들을수록 정감이 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공연의 시작은 안준용이 작곡한 ‘관현악곡 천년만세 주제에 의한’ <할렐루가(歌)>(초연)로 시작한다. 사실 지난 2016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프랑스 시민들 앞에서 ‘천년만세’를 연주했다. 이때 유료 좌석 250석이 매진된 것은 물론 5번의 재청이 쏟아지며, 열광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천년만세’를 들은 적이 없는 것은 물론 그 이름도 잘 모른다. 그런데도 사랑국악앙상블은 자기들의 정기연주회에서 과감히 ‘천년만세’ 주제에 의한 <할렐루가(歌)>를 찬송가로 연주한 것이다.

이날 그들의 공연은 서양악기 피아노는 물론 클래식 음악에 가깝게 접근하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는 관악기 ‘바순’도 동원한 것은 물론 국악기 거문고, 가야금, 피리, 대금, 해금에 더해 역시 흔히 연주되지 않는 양금과 생황까지 한몫하는 광경을 청중들은 목도한 것이다. 이런 공연은 넘나들기(퓨전) 공연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이밖에 공연은 이시원 작사, 서윤희 작곡의 <우리들의 고백(초연)>을 이상은의 해금과 이아람의 거문고로 이중주를 했다. 또 이 공연에서는 해금 연주자 이상은이 노래도 함께 불러 주었다. 이어서 류승현 작사ㆍ작곡의 <그 길을 가오(초연)>를 이상은ㆍ박진은ㆍ정정화의 해금과 이예진의 피리로 연주했고, 캄보디아 민요를 안준용이 편곡한 <아라삐야 주제에 의한 환상곡(초연)>을 김선희ㆍ이복규의 대금, 강지현의 양금, 조아람의 타악이 연주했는데 이 공연엔 서양 관악기 바순(천종선)이 함께 하여 더군다나 이색적이었다. 또 메빅(MEBIG)과 Karen Laffert이 작곡하고 이아람이 편곡한 <거문고와 가야금 중주곡 : 하나님이 사랑하신 꽃들(초연)>도 이진경ㆍ박은혜ㆍ이아람의 거문고와 공지현의 가야금으로 연주했다.

이밖에 축하공연으로 <사랑의 팬플룻 : 실로암(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나를 사랑하는 주님>과 <레이디스 앙상블 : 내가 새 일을 보리라>도 연주되었다.
공연의 마지막은 박한규 작곡, 안준용 편곡의 합창곡 <축복의 날>을 안준용의 지휘에 따라 '사랑국악앙상블' 전 단원의 연주와 '레이디스 앙상블'의 합창으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공연을 주최한 사랑의교회 찬양부 조성환 목사는 “사랑의교회 안에서 ‘사랑국악앙상블’이 태동하게 된 것은, 전통 교회음악과 CCM 중심의 음악 환경 속에 한국 전통음악이 자연스럽게 더해져 하나님께 올려드릴 수 있게 된 귀한 전환점이었다. 언젠가 천상의 어린양 혼인 잔치에서 모든 민족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날에, 사랑국악앙상블이 그 거룩한 찬양의 중심에 함께 서 있을 것을 상상한다.”라며 축하말을 해주었다.
귀한 공연이 있다고 하여 오게 되었다는 일원동의 정다영(57) 씨는 "교회에서 아카펠라 찬송가를 익숙하게 부르고 들었지만, 오늘 들은 국악풍에 의한 찬송가는 정말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우리 전통음악으로도 찬송가를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앞으로 이렇게 국악에 의한, 국악찬송가를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 잠깐 볼 수 있었던 ‘사랑국악앙상블’ 이진경 단장은 ”1회 공연에 견줘 크게 발전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생황과 양금 그리고 바순 등의 악기가 함께 하였음은 물론, 국악 정가로 부르는 찬송가가 등장하고, 합창까지 아우르는 규모에 깜짝 놀랐다. 다음 공연에는 외부 음향팀을 불러서라도 더욱 완벽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조성환 목사님께서 말씀해 주셨다며 기뻐했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래서 조금 어색할 수 있을 것이란 예단에 머쓱해졌다. 기독교의 찬송가가 국악을 통하니 전혀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을 보니 앞으로 국악기에 의한 찬송가를 많은 교회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