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9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유춘랑의 서도좌창 발표회 이야기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745]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가 <홍문연가(鴻門宴歌)>를 소개하며 그 연회장에서 항장(項莊)이란 장수가 칼춤을 추며 유방을 제거하려 했는데, 이것이 <항장무項莊舞>로 전해온다는 이야기, 한패공은 인품과 신의가 두터워서 장자방이나 번쾌(樊噲)와 같이 목숨을 걸고 그를 따르는 부하들이 많았다는 이야기, 항장무는 조선 후기, 무극(舞劇)의 하나로 무대에 올려졌는데, 이는 평안남도 선천지방의 연희물이 처음으로 궁중에서 공연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또 《정재무도홀기(呈才舞圖笏記)》, 『교방가요(敎坊歌謠》. 《이왕직아악부기록》들을 통해서 대략적인 절차, 등장인물과 복식, 의물(儀物) 등을 알 수 있으며 음악은 <대취타(大吹)打>가 연주되었다는 점도 특징이라는 이야기. 또한 항장무에 출연하는 인물들로는 항우와 우미인을 비롯하여, 패공, 범증, 장량, 항장, 항백, 번쾌, 그리고 집사와 기수(旗手), 세악수(細樂手), 취고수(吹鼓手)등 등이 등장한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남도(南道)의 단가(短歌)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여기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이번 주에는 인천(仁川)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도 소리꾼, 유춘랑 명창이 제자들과 함께 올린 2025년 정례《서도소리 발표회》 관련한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서도소리>란 무슨 말인가?

 

<서도(西道)>는 우리나라 서쪽 38 이북의 서해안 지대를 의미하는 곧, 황해도와 평안남북도를 포함한 지역의 개념이고, <소리>는 가악(歌樂), 또는 성악(聲樂)이란 의미를 지닌 순수 우리말의 통칭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서도소리>란 말은 우리나라‘서쪽 지역에서 불러온 황해도나 평안도 지방의 노래’라는 말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의미에서 서울, 경기, 충청남북도 일부를 포함하는 노래들을 <경기소리>라 부르며, 호남지방의 소리를 <남도소리>, 태백산맥의 동쪽지역을 통칭하는 노래들을 <동부소리>, 그리고 <제주소리>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들 각각의 지역은 독특한 언어를 구사해 옴에 따라, 노래도 다양한 특징을 지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어느 지역의 소리를 좋아하는가? 하는 문제는 다분히 개인의 취향이지만, 그 영향은 지역의 연고라든가, 어려서부터 그 노래를 많이 들으며 자랐기에 그 소리들의 일부분, 또는 대부분이 몸과 정신에 배어 있어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거나, 특별히 그 노래를 부른 명창과의 인연(因緣)이나 개인적인 친숙도, 등등 다양한 인연들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들 노래들은 지역 특유의 독특한 노랫말 위에 가락이나 창법, 표현법, 장단, 멋스러움 등등 각각의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기에 각기 다른 애호가 층을 확보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각각의 특징적인 소리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또 다른 기회에 소개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유춘랑 명창이 어렵게 준비한 《서도소리 발표회》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이어가고자 한다.

 

황해도와 인접해 있다는 지역적인 연관성이 있어서일까?

뜻하지 않은 전쟁으로 인해, 북쪽의 많은 피난민들이 정착한 지역이어서 그럴까? 인천시와 인근 도서지방은 서도소리를 잘하는 소리꾼들이 많았고, 그 소리꾼들의 영향을 받은 후배 소리꾼들이 이름을 내고 있는가 하면, 서도의 한(恨) 많은 소리를 좋아하는 애호가들도 다른 어느 지방, 어느 도시보다도 그 층이 두터운 것이 사실이다.

 

 

이 수준 높은 애호가층이 모여든 소리판에서 이 무대를 어렵게 준비한 유춘랑 명창은 그 소감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소리와 오랜 기간 함께 지내왔습니다. 아직 여러모로 부족한 저에게 서도소리를 올곧게 전승하라는 인천시의 부름을 받게 된 것이 정말 꿈만 같습니다. 소리와 함께한 지난날의 시간들이 그 어느 조건도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는데, 이제는 더더욱 서도소리와 함께하라는 명령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긴 시간, 무한한 정으로 다가와 주신 분들의 도움과 힘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인천지방의 무형유산 휘몰이 잡가 보유자 김국진 명창을 위시하여 여러 선배 국악인, 개인적으로는 동생이지만, 늘 곁에서 하나하나 챙겨 주고, 저의 부족한 소리들을 다듬어 주었던 국가 서도소리 전승교육사 유지숙 명창, 그 벆에도 함께 고생한 모든 동료와 선후배 국악인들 모두에게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저는 저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갈고 닦아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며, 후진 양성 또한 열심히 해서 서도소리의 올바른 전승과 확산 운동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격려와 성원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역시 “치레진성(致禮眞誠)으로 서도(西道)소리와 이웃을 대하는 유춘랑 명창”이라는 제하의 격려사를 보내 주었다. 그 내용은 다음 주에 소개해 드리기로 한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