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가 <홍문연가(鴻門宴歌)>를 소개하며 그 연회장에서 항장(項莊)이란 장수가 칼춤을 추며 유방을 제거하려 했는데, 이것이 <항장무項莊舞>로 전해온다는 이야기, 한패공은 인품과 신의가 두터워서 장자방이나 번쾌(樊噲)와 같이 목숨을 걸고 그를 따르는 부하들이 많았다는 이야기, 항장무는 조선 후기, 무극(舞劇)의 하나로 무대에 올려졌는데, 이는 평안남도 선천지방의 연희물이 처음으로 궁중에서 공연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또 《정재무도홀기(呈才舞圖笏記)》, 『교방가요(敎坊歌謠》. 《이왕직아악부기록》들을 통해서 대략적인 절차, 등장인물과 복식, 의물(儀物) 등을 알 수 있으며 음악은 <대취타(大吹)打>가 연주되었다는 점도 특징이라는 이야기. 또한 항장무에 출연하는 인물들로는 항우와 우미인을 비롯하여, 패공, 범증, 장량, 항장, 항백, 번쾌, 그리고 집사와 기수(旗手), 세악수(細樂手), 취고수(吹鼓手)등 등이 등장한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남도(南道)의 단가(短歌)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여기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이번 주에는 인천(仁川)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도 소리꾼, 유춘랑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항우의 부하인 항장(項莊)이 칼춤을 추며 유방을 죽이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유방의 부하, 장자방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홍문연가>라는 단가의 노랫말에서 항우를 향해, “은혜를 망각하는 배은(背恩)이라든가, 또는‘망의(忘義)“라고 하는 배경도 알고 보면, 유방과의 경쟁 결과에 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받게 되는 비판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항우가 그의 부하를 통해 유방을 죽이려 했던 연회에서 유방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결정적 요건은 무엇보다도 그의 사람 됨됨이, 곧 인품과 신의가 두터워서 목숨을 걸고 유방을 따르는 충성심 강한 부하들이 다수 존재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가운데는 특히 장자방의 역할이 커서 근거리에서 유방을 지켜주었고, 번쾌(樊噲)의 존재도 한몫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홍문연가>라는 노래 속에는 잔치에 모인 무인들의 이름이 일일이 열거되지 않은 채, 주로 그들의 옷차림을 엮어 살벌한 분위기만을 띄우고 있어 아쉽다. 여기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장수로는 나이 70살에 항우의 모사가 되어, 홍문연회에서 패공을 죽이도록 권한 범증(范增)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항우(項羽)와 유방(劉邦), 두 사람이 형제의 결의도 맺고, 진(秦)나라 수도인 관중에 먼저 들어가 공을 세우는 사람이 왕(王)을 하기로 언약했으나, 항우의 불이행으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겸해서 약속은 하기는 쉽지만, 의무와 책임이 전제되어야 하는 대상이어서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신뢰를 잃고, 관계가 절연되기 쉽다는 점도 강조하며 “이미 정한 약속은 갚지 않은 부채”, “사람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킬만한 좋은 기억력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약속하지 않는 것”이라는 명언(名言)들을 소개하였다. 이번 주에는 항우의 부하인 항장(項莊)이라고 하는 무인(武人)이 홍문(鴻門) 연회에서 검무(劍舞), 곧 칼춤을 추며 유방을 죽이려던 계획은 장자방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다고 이야기한다. 앞에서도 잠시 말한 바와 같이, 항우와 유방, 두 장수는 각기 다른 지방에서 일어나 세력을 키우고 있었는데, 초회왕이 제의한 대로 먼저 들어가 공을 세우는 사람이 왕을 하기로 합의하고 군사들을 이끌고 진(秦)나라의 수도인 관중(關中)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유방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왕위 자리를 놓고는 순조롭게 약속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홍문연가 鴻門宴會>라는 제목의 단가는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이 홍문(鴻門)이란 곳에서 연회(宴會)를 가졌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래 첫대목 사설 가운데는“ 진(秦)나라 모진 정사(政事) 맹호독사(猛虎毒蛇) 심하더니, 사슴조차 잃단 말가“ 란 말이 나오는데, 왜 여기 에 느닷없이 사슴을 잃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지록이마(指鹿以馬), 또는 지록위마(指鹿爲馬)와 관련하여 지난 호에서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그 뒤로 이어 나오는 사설을 주해(註解) 부분과 함께 읽어 보기로 한다. “초야에 묻힌 영웅, 질족자(疾足者-발 빠른 사람) 뜻을 두고 곳곳이 일어날 제, 강동의 성낸 범(항우를 뜻함)과 폐택(沛澤)에 잠긴 용(龍-유방을 가리키는 말)이 각기 기병(起兵) 힘을 모아 진(秦)나라를 멸(滅)할 적에, 선입정(先入定), 관중자(關中者)-진나라의 서울이었던 관중에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면 왕(王)을 하리라. 깊은 언약이 어젠 듯 오늘인 듯. 어찌타 초패왕은 당시 세력만 믿고, 배은망의(背恩忘義-은혜를 배반하고 의로움을 잊음)하단 말가.” 무죄한 패공을 아무리 살해코저 홍문에다 설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몽유가(夢遊歌)> 속에 나오는 순(舜) 임금의 오현금 이야기, 패왕과 우미인의 이별 이야기, 과거 우리나라 조선창극단(朝鮮唱劇團)의 공연 기록에서도 <우미인가>는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 <몽유가> 끝부분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 곧 “고기 낚아, 어부사 외우면서 행화촌 찾아가, 고기 주고, 술을 사서 취하여 돌아보니, 깨끗한 내 마음과 몸이, 세상의 공명을 비할소냐. 허름한 옷 입었다고 금의(錦衣)를 부러워할 것이며, 산나물 보리밥으로 배불리 먹었으니, 기름진 음식 무슨 소용이냐.” 부분은 다시 되뇌어 보아도 티 없이 맑고, 고운 소년의 콧노래처럼 들려 마음속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단가, <홍문연가(鴻門宴歌)>인데, 이 단가는 “홍문이란 곳에서 연회(宴會)를 하며 부르는 노래”라는 뜻으로, 중국 진(秦)나라 말기, 초(楚)와 한(漢) 초기에 있었던,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적(史蹟)이나 사건을 엮은 노래말 위에 곡조와 장단을 얹은 노래다. 홍문이란 곳은 중국 섬서성 동쪽에 있는 지명인데, 이곳 군문(軍門)에서 항우(項羽)와 패공(沛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순임금이 탔다고 하는 악기, 오현금(五絃琴) 이야기를 하였다. 금(琴)이란 악기는 고려 예종 때, 중국 송(宋)으로부터 들어왔으나, 현재는 연주법이 단절되어 희귀한 악기로 남아있다는 점, 관련하여 책과 금을 들고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 주던 좌서우금(左書右琴)의 선비들은 지금 만나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는 이야기, 또한 부부의 정(情)이 돈독할 때 쓰는 말, ‘금실 좋은’, ‘금실이 좋다’라는 금슬상화(琴瑟相和)라는 말에서도 이 악기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고구려의 왕산악이 중국에서 들어온 7현금을 고쳐 만들어 탔더니, 그곳에 검은 학(鶴)이 내려와 춤을 추어 현학금(玄鶴琴), 후에 <학>을 빼고 <현금-玄琴>, 곧 우리말 <거문고>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단가, <몽유가>에는 순(舜)임금의 오현금에 이어 양귀비를 잃은 뒤, 명황의 피눈물이 아미산에 뿌려졌다는 이야기, 초의 패왕이 된 항우(項羽)장사와 우미인의 이별 이야기, 뿐만 아니라, 전에도 소개한 바 있는 수양산 고사리로 연명하다가 죽어 간, 백이와 숙제, 오자서와 굴삼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몽유가 시작 부분에 나오는 학슬침(鶴膝枕)이란 베개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다. 학(鶴)은 흰 두루미, 슬(膝)이란 무릎으로 흰 빛깔을 띠고 있는 부드러운 베게로 고사(古事)가운데 여옹(呂翁)과 소년의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베개를 베고 꿈속에서 영화를 누리다가 죽게 되는 순간, 눈을 뜨니 여옹이 웃으며 “인생사(人生事)란 네가 꾼, 그 꿈과 같은 것이니라.”라는 말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그다음 부분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공맹안증(孔孟顔曾-공자, 맹자, 안자, 증자) 찾아 뵈니, 칠십 제자(제자의 제자 등 3,000명 가운데, 특히 육예(六藝)에 뛰어난 제자 70명을 말하는 듯.) 모였구나. 강 태공을 만나 보니, 응양지재(鷹揚之才-매가 하늘을 날 듯, 위엄 과 무력을 떨칠 수 있는 재주) 가득 하다. 이태백 만나 보고, 강남풍월 어떠하 던고. 주중천자(酒中天子), 사해문장(四海文章)아니런가. 만고필법(萬古筆法) 왕희지(王羲之)와 백낙천의 <장한가(長恨歌)>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 來辭)>분명하다. 창오산 구름 속에 순(舜)임금을 뵈러가니, 오현금(五絃琴) 비껴 안고 &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가 가운데 <역대가(歷代歌)>를 소개하면서 시작 부분에 나오는 이청련(李靑蓮)이 현세의 삶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말, “죽은 뒤 여기저기 이름이 기재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하수신후천재명(何須身後千載名)’과 장사군(張使君)의 ”세상에 살면서 돈이나, 벼슬, 명예와 같은 것들은 생전의 한잔 술만 같지 못하다라는 ‘불여안전일배주(不如眼前一杯酒)’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우리나라 관련 내용, 곧 아동방 예악문물(禮樂文物)이 천하에 유명하다는 내용, ‘만조정에 국태민안(國泰民安)하고 각 가정의 인심이 좋고 생활이 넉넉해서 만만세지(萬萬歲之) 무궁(無窮)’이란 이야기도 소개하였다. 이번 주에는 꿈속의 이야기, <몽유가(夢遊歌)>라는 단가를 소개한다. ‘몽유(夢遊)’란 꿈속에서 놀다 곧 ‘즐긴다’는 뜻으로 그 내용은 꿈속 상황을 현실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처럼 엮어 낸 것이다. 이 노래 역시, 다른 단가에서 보아 왔던 바와 같이 사설 내용의 과장이 다소 심한 편이고, 허황된 내용이 많아서 이전에 소개한 단가처럼 친숙함은 있으나, 다소 긴장감이 떨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역대가(歷代歌)> 시작 부분에 나오는 이청련(李靑蓮)의 ‘하수신후천재명(何須身後千載名)이란, “현세의 삶이 중요하다. 죽은 뒤, 여기저기에 이름이 기재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청련은 이태백의 아호로 천성이 호방하고 술을 좋아해 흥이 나면 시(詩)를 쓰고, 시(詩)로 말했다는 시성(詩聖)이었는데, 그의 풍모와 재능을 아낀 사람들이 그를 적선(謫仙)으로도 불렀다고 한다. 적선이란 하늘나라에서 벌을 받고 인간세상으로 쫓겨 내려온 선인이라는 의미. <춘향가> 들머리에 “채석강 명월야(明月夜)의 이적선(李謫仙)도 놀고”라는 대목에서 이적선이 바로 이태백이란 이야기를 하였다. 또한 장사군의 ’불여안전일배주(不如眼前一杯酒)‘도 이야기하였다. 지금에 와서는 충분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말한 대로 돈이나 금은보화, 고위 공직의 벼슬, 그리고 명예 등등은 인생을 살며 매우 귀하고 중요한 값어치임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막상 세상을 떠난다고 하는 가정 앞에서 다소 과장되기는 했어도, 이러한 값어치들이란 것이 생전의 한잔 술만 하겠는가? 하는 물음에는 공감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가 <탐경가(探景歌)>에 나오는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이야기를 하였다. 은(殷)나라의 왕자들로 백이는 형, 숙제는 동생인데, 부왕은 형이 아닌 동생에게 왕위를 넘기고자 하니, 형이 있는데, 동생이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형 또한 “동생에게 왕위를 결정한 것은 아버지의 명령이니 그 결정은 어길 수 없다”라고 서로 양보하였다고 한다. 훗날, 나라가 망하자, 그 땅에서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이 부끄럽다고 하며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고 지내다가 굶어 죽었다는 형제들이다. 충절의 상징으로 알려진 인물들 외에도 도연명의 귀거래사, 손흥공의 산수부(山水賦), 육처사, 소자첨, 강태공, 동방삭 등도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역대가(歷代歌)>라는 단가를 소개한다. 이 노래는 국가의 흥망(興亡), 성쇠(盛衰)와 관련하여 역대 임금과 성현들의 사적을 노래한 시가(詩歌)이다. 대표적으로 오세문(吳世文)이 엮은 <역대가>를 비롯하여, 조선 전기의 진복창의 <역대가>, 국립 중앙도서관 소장의 <역대가>, 조선 후기 신재효(申在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