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잡서」 오십수(雜書 五十首)
- 신위(申緯)
士本四民之一也(사본사민지일야) 사(士)도 본래 사민 가운데 하나일 뿐
初非貴賤相懸者(초비귀천상현자) 처음부터 귀천이 차이가 두드러진 것은 아니었네
眼無丁字有虗名(안무정자유허명)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헛된 이름의 선비 있어
眞賈農工役於假(진가농공역어가) 참된 농공상(農工商)이 가짜에게 부림을 받네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지난 9월 달오름극장에서 음악극 <다정히 세상을 누리면>을 초연했다. 조선시대 홍경래의 난을 배경으로 한 창작극으로 노비의 딸, 말을 못 하는 소년, 이름 없는 개의 시선을 통해 차별과 불평등이 일상이던 시대를 그린다. 그렇게 극 속에서 그들은 극복해야 할 신분차별의 벽을 얘기한다. 작품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또 다른 차별 문제를 환기했다.
19세기 전반에 시(詩)ㆍ서(書)ㆍ화(畵)의 3절(三絶)로 유명했던 문인 신위(申緯)는 여기 한시 ‘잡서 오십수’ 가운데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헛된 이름의 선비 있어(眼無丁字有虗名眞) 참된 농공상(農工商)이 가짜에게 부림을 받네(賈農工役於假)”라고 노래한다. 헛된 이름의 선비가 신분제를 드러내놓고 농민, 장사꾼들을 부린다는 것이다. 그런 문제는 조선시대만이 아니고, 현대에도 일부 인사가 직위를 드러내놓고 평범한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사람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