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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어부들의 <봉죽타령>, 무슨 내용을 노래하나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763]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서도창법으로 부르는 어부들의 <잦은 배따라기>, 곧 <봉죽타령> 이야기를 하였다. 북을 울리며 돌아오면서 흥겹고, 신명 나는 노래를 부르는데, 선창자의 “여보시오 친구님네들, 이내 말씀을 들어를 보소. 금년 신수(身數) 불행하여 망한 배는 망했거니와 봉죽을 받은 배, 저기 떠 들어옵니다.”로 시작하며 “봉죽(鳳竹)을 받았단다. 봉죽을 받았단다. 오만 칠천 냥, 대봉죽을 받았다누나.”를 선창하면. 모두가 제창으로 “지화자 좋다. 이에~어구야 더구야 지화자 좋다.”의 후렴 귀로 받는다고 이야기하였다.

 

선창자(先唱者)의 본절(本節)에 답하듯, 선인(船人)들의 제창(齊唱)으로 후렴구를 받는, 곧 노동요(勞動謠)의 전형적인 ‘메기고 받는 형식’의 노래다. 특히, 만선의 기쁨을 노래할 때는 매우 빠른 ‘볶는 타령장단’에 맞추기도 하는데, 볶는다는 의미는 매우 빠르다는 뜻으로 마치 콩을 볶듯, <쿵-짝, 쿵-짝>의 빠른 장단이란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6박의 도드리장단으로 진행되는 정악의 <염불환입(念佛還入)>이라는 악곡도 춤 반주로 급하게 몰아가는 대목에서는 ‘볶는 염불’로 변하고 있다.

 

<봉죽타령>에 나오는 메기는 소리의 본절(本節) 내용을 보면, 대체로 이해하기 쉬운 내용, 곧 돈이나 재물, 술, 풍랑, 무사귀환, 만선(滿船)과 풍획(豊獲), 무사(無事) 귀환(歸還) 등 소박하면서도 흥겨워 가슴에 와닿는 내용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어부들이 일상에서 바라고 원하는 소박한 내용들이란 무엇일까?

 

 

벽파와 박기종 등 전문가들이 엮은 자료를 중심으로 그 본절(本節) 내용을 소개해 본다.

 

본절 “돈을 얼마나 실었음나?, 돈을 얼마나 실었음나?!”

후렴 “지화자 좋다. 이에~어구야 더구야, 지화자 좋다.”

본절 “오만 칠천냥 여덟 갑절을 실었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천남(川南)천북(川北)으로 왔다 갔다 하는 재물,”

후렴 위와 같음

본절 “수상(水上) 수하(水下)로 오르내리는 재물, 모두 다 이 좌석으로 다 실어 드리자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배 주인집 아주머니 인심이 좋아, 비녀 가락지 팔아서 한 순배(巡杯) 쓰잔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이번 걸음에 재수가 좋아, 수십 만금의 장자(長者)가 되었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모진 풍랑(風浪) 헤치면서 어기여차 노를 저어 저 멀리 지평선 닿는 곳으로 가잔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여보소, 친구님들 말 들어 보소. 이 같은 풍획(豊獲)에 어깨춤이 절로 나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만선 배가 떠 들어온다. 만선 배가 떠 들어온다. 풍악을 울리며 거드렁 우쭐대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잔잔한 물결에 쌍돛을 달고, 포구를 향하여 힘차게 달린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노도(怒濤) 같은 물결 속애 갈메기떼 우지질 때. 힘차게 달리니 장쾌한 기분이로다.”

후렴 위와 같음

본절 ”우리 동리 여러분, 기분들 내소. 이번 행선(行船)에 수만금을 벌었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탁주집 아주머니 돈 받아가오. 외상술 먹은 것 다 갚아 드린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모진 광풍도 어느덧 사라져 잔잔한 물결에 노 저어 들어온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 연평 바다 조기 많이 잡아, 봉죽(鳳竹)을 받고서 선창에 닿는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본절 “폭풍, 광풍(狂風)엔 질겁을 하여도, 포구(浦口)에 댈 때는, 딴 힘이 솟는다누나.”

후렴 위와 같음

 

봉죽타령, 곧 <자진 배따라기>의 노래 속에는 성난 파도와 싸워가며 생업을 이어가는 어부들의 일상이 그려지는 가운데, 위와 같이 안전하게 귀가하게 된 고마움도, 풍어(豊漁)에 대한 감사함도, 그리고 뱃사공들의 소박한 꿈도 엿보게 한다. 최선을 다한 결과에 대해, 겸손해하는 어부들의 합창이 곧, <봉죽타령>임을 알게 하는 공감 가는 노래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