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4월 11일(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완창판소리 - 왕기석의 수궁가>를 공연한다.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인 왕기석 명창이 미산제 ‘수궁가’를 선보인다.
왕기석 명창은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셋째 형 고 왕기창 명창(전 국립창극단 단원)과 다섯째 형 왕기철 명창(전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장)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소리를 접하며 성장했다. 18살부터 본격적으로 소리의 길을 걷기 시작한 왕기석은 남해성 명창을 비롯해 정권진ㆍ박봉술ㆍ정광수ㆍ성우향ㆍ오정숙 등 당대 내로라하는 명창들에게 사사하며 소리를 익혔다. 이후 1980년부터 3년 동안 국립창극단 연수 단원을 거쳐 1983년 21살의 젊은 나이에 정식 단원으로 입단, 30년 동안 국립창극단 주역으로 활약하며 200여 편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와 동시에 2005년 제3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대통령상), 2013년 전주MBC 판소리 명창 서바이벌 <광대전 2> 우승을 거머쥐며 탁월한 소리 실력을 입증했다. 2014년에는 KBS국악대상 판소리 부문과 종합 대상을 받고,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되며 명창 반열에 올랐다. 2017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받아 예술가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2018년부터 5년 동안 국립민속국악원장으로서 창극 연주곡 개발에 힘써왔다.
왕기석 명창이 이번 무대에서 들려줄 소리는 미산제 ‘수궁가’다. ‘수궁가’는 전승되는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유일하게 우화적인 작품으로, 병든 용왕을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러 세상에 나온 자라가 토끼를 용궁으로 유인했으나 토끼가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물의 눈을 빌려 강자와 약자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재치 있게 그려낸 ‘수궁가’에는 해학과 풍자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수궁가’의 여러 유파 가운데서도 미산제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유성준-정광수-박초월로 이어진 소릿제다. 미산 박초월 명창이 자신의 더늠(명창이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과 개성을 더해 새롭게 짜 넣거나 다듬은 소리 대목)과 색을 더해 재해석했다. 힘 있는 통성과 우조 성음이 중심이 되는 동편제 계보지만 계면조 창법과 애원조 성음 등 서편제의 특징이 조화를 이루며, 상·하청을 넘나드는 음과 화려한 시김새(음을 꾸미는 장식음에 해당하며, 소리를 치켜올리거나 끌어내리며 굴리고 떠는 등의 표현)가 돋보인다.
1994ㆍ2005ㆍ2022년에 이어 네 번째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르는 왕기석 명창은 특유의 힘 있고 단단한 성음과 창극 배우로서 익힌 연기력을 바탕으로 미산제 ‘수궁가’의 참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왕 명창은 “4년 만에 다시 서는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인 만큼 더욱 깊어진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라며 “미산제 ‘수궁가’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관객과 함께 웃고 호흡하며 나누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고수로는 전 광주시립창극단 예술감독 김규형과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 교수 김동원이 함께하며, 해설과 사회는 성기련 서울대학교 교수가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값어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대표 상설공연이다. 1984년 12월 ‘신재효 타계 100주기 기념’으로 처음 기획됐으며, 1985년 3월 정례화된 이래 현재까지 41년간 340회 공연을 이어오며 판소리 완창 공연으로는 최장ㆍ최다를 자랑하고 있다. 소리꾼에게는 으뜸 권위의 판소리 무대를, 관객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가깝게 접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26년에도 전통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아온 소리꾼들이 매달 무대에 올라 소리의 멋을 제대로 느낄 줄 아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