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전쟁이 일어난 나라에서 가장 먼저 떠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위험한 곳을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짐을 싸고 공항으로 향합니다. 가족을 챙기고, 아이의 손을 잡고,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곳으로 가기 위해 서두릅니다. 그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럽습니다. 누구나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모두가 떠나는 자리에서 끝까지 남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떠나는 자리에서 남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이 이어지는 이란에서 한국 대사관 직원들이 현지에 남아 교민 보호와 외교 업무를 이어 가고 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위험을 피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 속에서 외교관의 자리는 결코 편하지 않습니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며, 언제 어떤 상황이 생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그 자리를 지키는 까닭은 뚜렷합니다. 맡은 일이 단순한 행정 업무가 아니라 사람의 목숨과 나라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별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떠올리며 생각난 토박이말이 ‘받들다’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받들다'를 세 가지 뜻으로 풀이합니다.
첫째, 공경하여 모시다. 또는 소중히 대하다입니다. 부모님을 받들다처럼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전쟁 속에서도 교민을 끝까지 지키려는 외교관들의 모습은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모시는 태도와 닮아 있습니다.
둘째는 가르침이나 명령, 의도를 소중히 여기고 마음속으로 따르다는 뜻입니다. 교리를 받들다처럼 맡은 책임과 사명을 귀하게 여기며 따르는 태도를 말합니다. 외교관들이 위험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책임과 국민 보호라는 사명을 마음 깊이 받들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셋째는 물건의 밑을 받쳐 올려 들다는 뜻입니다. 잔을 받들다처럼 떨어지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떠받드는 모습입니다. 이 뜻을 떠올려 보면, 전쟁 속에서 교민의 안전을 떠받치고 있는 외교관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사람들의 삶을 조용히 받쳐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받들다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명을 따르고, 삶을 떠받치는 마음을 모두 담고 있는 깊은 말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둘레에도 받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아이들을 지키는 선생님,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부모들까지. 저마다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삶을 받드는 사람들입니다.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그들의 조용한 책임이 세상을 버티게 합니다.
[여러분을 위한 덤]
'받든다'는 것은 높은 자리에 서는 일이 아니라 소중한 것을 끝까지 지키는 마음입니다. 전쟁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외교관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조용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가? 위험 속에서도 사람을 받드는 외교관처럼 우리도 가족을 받들고, 약속을 받들고, 삶을 받들며 살아가면 어떨까요? 누군가를 귀하게 여기고, 맡은 일을 성실히 따르고, 서로의 삶을 떠받치며 살아갈 때 세상은 더 따뜻해질 것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받들다
뜻: 1. 공경하여 모시다. 또는 소중히 대하다.
2. 가르침이나 명령, 의도를 소중히 여기고 따르다.
3. 물건의 밑을 받쳐 올려 들다.
보기: 그들은 교민의 안전을 가장 소중히 여기며 맡은 사명을 끝까지 받들었다.
[한 줄 생각]
사람을 소중히 받드는 마음이 나라를 단단하게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