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음악 중 자주 연주되는 곡에 “여민락”이란 것이 있습니다. 여민락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맹자≫ 한 구절과 뜻이 닿아있는 이름인데 될수록
많은 사람이 음악을 함께 즐긴다는 뜻으로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이 하나 되어 함께
좋은 풍속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여민락은《용비어천가
(龍飛御天歌)》 125장 가운데 1, 2, 3, 4장과 종장(終章)을 가사로 얹어 부르던
곡조였으나, 지금은 가사는 부르지 않고 순 기악곡으로만 연주되고 있습니다.
또 여민락은 백성을 끔찍이 사랑했던 세종임금이 온 백성과 함께 즐기자고 만든
음악으로 깊고 바르고 웅대하며 평안한 맛을 주는데 조선시대를 통하여서도 장악원
(掌樂院, 조선 궁중의 음악·춤을 관장하던 관청)의 으뜸가는 음악으로 꼽히어
왔다고 합니다. 사용되는 악기는 거문고·가야금·대금·향피리·해금·장고·좌고 등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