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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463. 탁한 소리를 듣거든 귀를 씻자

1463. 탁한 소리를 듣거든 귀를 씻자

“우뚝 선 일천 봉우리 사이로 날은 저물고 저녁 산자락으로 비는 내리네. 세속의 탁한 소리 안 들리니 귀 씻을 일 없고 푸른 사슴과 노닐면서 맑은 샘물 마신다네.”

위는 성리학과 예학에 능통하였던 조선 중기 학자이며 ‘8문장가’의 한 사람으로 꼽힌 송익필(宋翼弼, 1534~1599)이 지은 “산중(山中)”이라는 한시입니다. 시 가운데는 “귀 씻을 일 없고‘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옛날 중국 요(堯) 임금 시절 허유(許由)가 듣지 않을 말을 들었다며 귀를 씻었다는 고사를 떠올린 것입니다. 허유는 들어서는 안 될 소리를 들었기에 귀를 씻었지만 송익필은 그런 소리조차 들을 기회 없는 산속에 살기에 그저 푸른 사슴과 노닐면서 샘물만 마십니다. 이 시처럼 세속의 탁한 소리를 듣지 않고 사슴과 노니는 삶은 불가능하겠지만 탁한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되면 귀를 씻는 것도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