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걷는 걸음걸이는 참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장승욱 씨가 쓴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하늘연못, 2004)에 보면 다음의 글이 보입니다. “바빠서 진둥한둥
걷는 ’진둥걸음‘, 발을 통통 구르며 걷는 ’통통걸음‘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걷는
’황새걸음‘, 아기작 거리며 걷는 ’씨암탁걸음‘, 느릿느릿 꾸준히 걷는 ’황소걸음‘,
몹시 느리게 걷는 ’장승걸음‘, 나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달팽이걸음‘, 옆으로
걷는 ’게걸음‘이 있는가 하면, 뒤로 걷는 ’가재걸음‘도 있는 것이다.”
“빨리빨리”가 일반적인 삶이 되어버리고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 적어진 요즘
사람들은 이런 걸음걸이를 잊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통통걸음이나 황새걸음 대신 황소걸음이나 장승걸음, 달팽이걸음을 걸어야 하고.
고통받는 사람의 곁을 지날 때는 아예 멈춰서야 하는 것 아닐까요? 걸음걸이
종류에서 토박이말의 아름다움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