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은 “어렵고 교묘한 말로 꾸민 글이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은 문장의 재앙(災殃)이다. 글이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쉽고 간략하게 써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조선 문예부흥기를 이끈 정조는 서경(書經)에서 군더더기 글을 몽땅
들어내고 단 100편만을 취한 공자를 예로 듭니다. 정조는 “글은 복잡하고 어수선
하기보다 간략해야 한다.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책이 있어도 어렵고 복잡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것은 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제대로 맛볼 수 없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400년 전 허균도, 200년 전의 정조임금도 이렇게 간략하고 쉽게 쓰는 것이
글쓰기의 슬기로움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외국어와 어려운 한자말을
섞는 것은 물론 길게 늘어놓아 어렵고 복잡하게 글을 써놓고 자신이 유식한 체하는
어리석은 사람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