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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500. 황소바람 막으려 온 밤을 통째로 우는 문풍지

1500. 황소바람 막으려 온 밤을 통째로 우는 문풍지

서양식 문은 한치의 틈도 없이 꼭 들어맞아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고, 한옥의 문은 꼭 잘 닫아도 틈이 조금 벌어져 문틈으로 들여다 본다고 합니다. 문은 경계입니다. 만약에 틈이 없다면 문은 닫히는 순간 벽과 하나가 되고 바깥세상과 차단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우리 겨레는 문과 벽 사이에 얼마간의 틈을 두었고 그 덕에 세상에서 유일하게 문풍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신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황소바람을 막으려고 문짝 주변을 돌아가며 문풍지(門風紙)를 붙였던 것입니다.

우리 한옥의 문은 꽉 조이는 무미건조함과 단절을 거부하고 문에 발랐던 창호지와 문풍지를 통해서 융통성 그리고 자연과의 소통을 원했던 것입니다. 박두규 시인은 <문풍지>라는 시에서 “폭풍한설에 풍경소리마저 얼어붙은 겨울 산사에서 온 밤을 통째로 우는 건 문풍지뿐이다.”라고 노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