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때 경복궁 경회루가 있는 연못에서 파낸 흙으로 교태전 뒤뜰에 인공동산을
세웠는데 이를 아미산이라 합니다. 그 아미산 기슭에 세워진 보물 제811호 굴뚝이
있습니다. 교태전의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연기가 뒷마당 땅 밑에 만들어진 연기길
곧 연도(煙道)를 따라 자연스럽게 아미산 굴뚝 위로 피어오르지요. 이 같은 구조는
연기가 좀 더 멀리 효과적으로 빠져나가게 해 불편을 줄여 주었습니다.
또 6각형으로 된 아미산 굴뚝의 벽면에는 덩굴무늬, 학, 박쥐, 봉황, 소나무, 매화,
국화, 불로초, 바위, 새, 사슴 따위의 상서로운 무늬가 아름답게 돋을새김 되어
있지요. 자연과의 조화, 더 나아가 자연과 하나 되길 원했던 우리 겨레만이 만들 수
있었던 작품일 것입니다. 교태전의 주인이었던 왕비는 아미산과 굴뚝 그리고 그
굴뚝을 타고 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에 젖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