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토박이말 올제)은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는 경칩입니다. 드디어 봄이
온 것이지요. 하지만, 아직 이른 봄이어서 “꽃샘바람”, 살 속을 기어드는 맵고 찬
“소소리바람”이나 “살바람”이 붑니다. 그래도 머지않아 그 바람은 보드랍고 화창한
“명지바람(명주바람)”과 솔솔 부는 “실바람”이 불어오겠지요. 그런 봄에 부는
바람들은 모두 남쪽에서 불어오는 “마파람”일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가을에도 여러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초가을에 남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건들마”, 동쪽에서 부는 “강쇠바람”, 신선한 “색바람”이 있으며, 서리 내린
아침에 부는 “서릿바람”도 있지요. 어떤 바람이든 살을 에는 듯 독하게 부는
“고추바람”이나 좁은 곳으로 가늘게 불어오지만 매우 춥게 느껴지는 “황소바람”만
아니면 좋을 것입니다. 뒤에서 불어오는 “꽁무니바람”은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