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나무 껍질에 상처를 냈을 때 나오는 진을 옻이라고 하며 우리 겨레는 예부터 옻을
공업용과 약용으로 써왔습니다. 특히 닭에 옻을 넣은 ‘옻닭’을 즐겨 먹었지요. 이는
양기를 돋우는 보양(補陽) 식품으로 몸이 찬 체질에 잘 맞는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옻을 목기(木器) 곧 나무그릇에 칠하면 위생적이면서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옻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이 항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도되기도 했구요.
자연산 옻칠은 침투력이 강해 잘 벗겨지지 않으며, 처음에는 새까맣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은은하게 변해 가고 윤기가 납니다. 그리고 살균·살충 효과와 아울러
좀이 먹지 않으며, 옛날부터 구충제로도 썼습니다. 또 옻칠한 목기에 밥을 담아
놓으면 밥이 쉽게 상하지 않으며 방수(防水)가 됩니다.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표면에 옻칠을 한 나무로 만든 송나라 때의 보물선이 700년 동안이나 바다 밑의
갯벌 속에서 견뎠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