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은 원래 한성의 춘추관과 충주, 전주, 성주 4곳으로 나뉘어
보관했었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춘추관, 충주, 성주 사고는 모두 없어져
버렸습니다. 다행히 전주사고본의 책들은 사고 참봉(參奉)인 오희길과 전주 유생인
손홍록, 안의 등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내장산의 깊은 동굴까지 옮겨지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보존될 수 있었지요.
그 뒤 춘추관을 뺀 다른 사고는 높고 가파른 산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강화도
마니산사고, 영변 묘향산사고, 봉화 태백산사고, 평창 오대산사고가 그것입니다.
그중 병자호란 등의 탓에 묘향산사고는 전라도 무주 적상산사고로, 마니산사고는
가까운 정족산사고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일제강점기 때 동경제대로 빼내간
오대산본은 1923년 관동대지진 때 대부분 없어졌고 겨우 74책 중 27책이 2006년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