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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633. 동대문 밖 청백리집 우산각을 아시나요?

1633. 동대문 밖 청백리집 우산각을 아시나요?

“일산(日傘)이 없는 집에서는 장마철을 어떻게 견디어 내나?” 이 말은 조선조 청백리로 소문난 유관(柳寬) 선생이 집안에 비가 새자 아내에게 건넨 말입니다. 요즈음 장마철입니다. 엊그제는 굵은 장대비가 내리더군요. 유관선생이 과거 급제 때 임금께 받은 일산을 비가 새는 방안에서 펼친 모습이 그려집니다. 유관선생은 고려 말·조선 초 문신으로 조선의 개국공신이 되어 대사성, 대사헌 등을 지낸 분입니다. 그런 그가 성 밖 후미진 곳에 돌담은커녕 나무 울타리도 없고 물론 대문도 없는 두어 칸 오두막집에 살면서 나갈 때면 말을 타지 않고 짚신에 지팡이를 짚고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맨발에 베옷을 걸치고 남새밭(채소밭)을 가꿨다고 합니다.

이렇게 청빈하게 살았던 유관이 살던 집을 뒷날 사람들은 “우산각(雨傘閣)”이라 불렀습니다. 또 먼 훗날 이 집을 물려 살았던 지봉유설의 이수광은 우산을 펴 근근이 비를 가렸다는 뜻으로 “비우당(庇雨堂)”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하지요. 이 청빈한 선비가 살던 곳은 지금 서울지하철 6호선 창신역 근처라고 하는데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유관 어른이 생각나는 것은 그분이 높은 관직을 살았기 때문이 아니라 청빈한 삶을 몸소 실천한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참고 : ≪이규태의 600년 서울≫, 이규태, 조선일보 출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