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실록≫ 9년(1683) 1월 28일 자 기록에 보면 송시열이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정자(程子)가 한 “농사가 흉년이 드는 것은 소를 잡는 데에서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들어 소의 밀도살을 엄격히 금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송시열은 사람이 소의 힘으로 농사를 지어 먹고살면서도 소를 잡아먹기 때문에 소의 원한이 하늘과 땅의 화목한 분위기를 해쳐 이것이 자연의 순리를 깨뜨려 비가 오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또 그는 우리나라의 풍속이 쇠고기를 가장 좋은 맛으로 여겨서 이를 먹지 못하면 살 수 없는 것 같이 여깁니다만, 율곡 이이는 평생 쇠고기를 먹지 않았고, 그 후손들은 지금도 쇠고기를 가지고 제사지내지 않는다며, 소 잡는 것을 막도록 청했지요. 박제가가 18세기 후반에 쓴 ≪북학의≫를 보면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소 500마리를 잡았고, 한양 24개 푸줏간과 300여 고을에서도 빠짐없이 쇠고기를 파는 푸줏간을 열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