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악기 중에 현악기로 향비파가 있었습니다. 향비파(鄕琵琶)는 거문고 ·가야금과 함께 신라 삼현(新羅三絃)에 들며, 고구려의 오현(五絃)과 같은 악기입니다. ≪삼국사기≫에 “향비파는 당비파와 비슷하고 신라시대 때 생긴 것이나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나와있습니다. 당비파(唐琵琶)와 구분하려고 향비파라고 했으며 목이 굽은 당비파에 비하여 목이 곧아서 직경비파(直頸琵琶)라고도 합니다. 갸름하고 둥근 통에 12개의 괘(棵)를 붙이고 그 위에 5개의 줄을 얹었습니다. 통은 거문고와 같이 앞면은 오동나무, 뒷면은 밤나무를 사용하며 명주실을 5현으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지요.
중국 후한(後漢)의 역사서 ≪석명(釋名)≫에 보면 “비파는 원래 호족(중국 한나라 때 신강성에 있었던 오손족)의 마상악기로 손을 밀어나가는 것을 비(琵)라 하고, 손을 당겨오는 것을 파(琶)라 하여 <비파>라 이름하였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 “교방(敎坊) 곧 가무(歌舞)를 관장하던 기관에서는 쓰는 것은 목이 굽었다.”라고 하여 당비파는 중국의 기생들이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