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학자 조재삼의 백과사전 격인 책 ≪송남잡지(松南雜識)≫에는 박지원의 말을 옮겨 적었습니다. “청나라 초기에 한족을 포로로 잡으면 반드시 머리를 깎았는데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만 깎지 않도록 하였으니 그 까닭이 있다. 청나라 태종에게 주위 사람들이 조선 사람들의 머리를 깎게 하도록 권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태종은 <조선은 평소에 예의를 부르짖어 머리털 아끼기를 머리보다 대단하게 한다. 만약 억지로 그들의 정서를 거스른다면 우리 군대가 철수한 뒤에 반드시 반란을 할 것이니 그들의 풍속대로 따라서 예의로 속박하는 것보다 못하다.>라고 하였다.”
청나라가 한 것을 보면 대한제국 말기 일본이 을미사변을 일으키고 “단발령”을 내린 것과 견주게 됩니다. 청나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중히 생각하던 머리카락를 자르라고 하지는 안 했지만 일본은 우리에게 그걸 강요하여 많은 의병이 일어났습니다. 그러고 보면 청나라 태종이 좀 더 슬기로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