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는 경북 문경의 옛길 “토끼비리”와 관련되어 신증동국여지승람 문경현 형승조에 기록된 글입니다. 이 토끼비리는 수십 년 동안 인적이 끊어져 지금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이지요. 하지만, 예전엔 영남 사람들이 한양으로 가는 길에 넘어야 했던 고개인 새재를 오르기 전에 먼저 통과해야 하는 길이었기에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갔을 것입니다.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 보따리장수들, 꿈에도 그리던 친정나들이 길의 새색시, 아들 점지 바라며 절간 문턱이 닳도록 불공드리러 다니던 아낙 등은 무슨 생각을 하며 이 길을 오갔을까요? 수백 년이 지나도록 닳고 닳아 거울처럼 반질반질해진 길은 그들의 마음을 비춰 줄 것만 같습니다. 우리도 이 길을 걸으며 옛사람들의 정취를 느껴보면 어떨까요?
참고 : 월간≪문화재사랑≫ 12월, “아름다운 옛길을 밟다, 관갑천 잔도”, 최영준 문화재위원